이 달 타운내 두 군데 화랑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한국과 미국 여류작가 2명의 섬세한 손길이 닮아있으면서도 동서양의 서로 다른 감성과 색채감으로 명확하게 구분돼 흥미롭다. 별개의 화랑에서 따로 진행되는 미국화가 제이 앨리슨과 한인 작가 전혜정씨의 개인전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제이 앨리슨>
19일부터 현대화랑(3240 Wilshire Blvd.)에서 시작되는 이탈리아계 여류화가 제이 앨리슨의 전시회는 알록달록 채색돼 어지럽게 뒤섞인 공간이 주제이다.
캔버스 위에 담긴 그림들은 현실과 꿈이 공존하는 공간. 그 안에는 벌거벗은 사람도 있고 다리가 잘린 마네킹도 굴러다니고 먹음직스런 과일도 덩그렇게 놓여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이미지는 어지럽게 퍼지다 결국 사각의 틀 안에서 충돌한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산만한 색채의 흐름 속에서 함께 정신 없이 어울리면서도 각각의 대상물이 극명히 분리되는 것은 신기하다. 이미지들은 홀로 있으면서 또 함께 섞여 있다. 혼란스럽지만 개성있고 희화적인 작품들.
작가는 뉴욕, 캘리포니아, 신시내티, 워싱턴 DC, 영국 등지에서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쳐왔으며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창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시회는 2월7일까지며 리셉션은 19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 문의 (213) 487-2565
<천놀이>
친정어머니가 물려준 오색의 헝겊과 천 조각들을 이리 꿰매고 저리 붙이던 작가는 그 속에서 아련하게 그리운 옛이야기를 더듬어냈다. 그저 지나간 시간만 찾아낸 것이 아니라 영원히 꿈꿀 이상향도 그려 넣고 ‘엄마의 뜰’과 ‘아버지의 뜰’도 조그맣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곤 단발머리 소녀였던 어린 시절로 거슬러올라가는 시간 여행을 떠난다.
’천놀이’라고 이름지은 전혜정씨의 전시회는 형형색색의 천들이 빚어낸 동화적 세계이다. 작가는 우리 옷감이 주는 화사함, 윤택함, 부드러움이 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는데 그 색감이 선명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무 밑에 넉넉히 앉아 두 명의 꼬마를 돌보고 있는 여인상을 담은 ‘어머니의 뜰’이나 기와집 너머 달이 솟아난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밤’ 등은 보는 이의 가슴에 남겨진 그리움의 표상일 뿐이다.
전씨는 성신여자 사범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미국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전시는 11일부터 26일까지 갤러리 ‘라 메르’ (La Mer)에서 열린다.
주소 3839 Wilshire Blvd. #C 문의 (213) 380-3538
jjrh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