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영화다. 불치의 정신분열증 환자로 1994년 노벨 경제상을 받은 수학자 존 포브스 내쉬 주니어(73)의 천재성과 그것을 파괴하는 가혹한 질병과의 투쟁 그리고 헌신적인 부부애를 충분한 감정과 함께 인간적으로 그린 좋은 영화다.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니 감동시키는 얘기와 함께 연기와 음악과 촬영 등이 모두 뛰어나 아카데미 회원들이 매우 좋아할 작품. 배우 출신의 론 하워드 감독(’아폴로13’ ‘크리스마스를 훔친 그린치’)이 연출했는데 잘 만들긴 했으나 그의 영화는 너무나 할리웃 평균치를 고수하느라 모난 데가 없는 것이 흠이다.
1947년 냉전시대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존 내쉬(러셀 크로우)가 프린스턴 대학원에 수학전공 학생으로 입학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그의 룸메이트는 공부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찰스(폴 베타니). 뛰어난 천재들만 모아놓은 클래스에서 혼자 자기 이론에 집착하며 괴짜로 노는 내쉬는 애담 스미스의 이론을 뒤집는 게임이론을 발견, 일약 스타가 된다.
내쉬는 이어 MIT 교수가 되고 여기서 물리학도인 아름다운 알리시아(제니퍼 코넬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둘은 결혼한다. 그리고 공산당에 대한 공포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내쉬는 국방부의 최고기밀 암호해독가로 부름을 받는다. 그의 국방부 상사는 검은 양복을 입은 무표정한 윌리엄 파처(에드 해리스).
그러나 이때부터 내쉬의 정신분열증이 악화되면서 그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그 뒤로 20여년간을 질병에 시달리면서 천재는 몰락하게 된다. 특히 내쉬는 자신이 현실이라고 믿는(관객도 한동안 함께 믿게 된다) 망상적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괴이한 일을 저지르면서 급기야 아내와 어린 자식에게까지 위험한 존재가 된다.
내쉬가 불치의 질병과 투쟁해 노벨상을 타게 된 것은 알리시아의 헌신적 사랑과 뒷받침 그리고 망상적 환영을 거부하는 자신의 의지력 탓이었다. 결국 그는 마음의 게임에서 승리한 것이다.
내쉬의 스타 탄생과 몰락과 투병 그리고 재기의 과정(그는 아직도 완쾌되지 않았다)이 차분하고 사려있게 묘사되는데 크로우와 코넬리의 콤비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둘 다 연기가 좋은데 특히 크로우의 자제하는 연기가 눈부시다. PG-13. Universal. 센추리 14 (310-289-4AMC), 애브코 (310-777-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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