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에는 손님이 없다” 거나 “예술영화도 상업영화처럼 광고하고 극장을 많이 잡아야 한다” 고 우긴다면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 가 보라. 요란스런 광고나 이벤트도 없다. 관객이 조금 줄었다고 금방 내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작지만 재미있고, 아름다운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자리잡은 곳. “한국예술영화가 죽는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씨네큐브 광화문은 어떤 예술영화를 골라, 어떻게 상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작년 12월 2일 개관해 1주년을 맞는 씨네큐브 광화문은 ㈜백두대간(대표 이광모감독)이 예술영화 상영을 위해 마련한 300석 규모의 극장. 개관하면서 이광모 감독(38)은 불안했다. “배급과 마케팅의 대형화 속에서 관객 1만명을 넘지 못하는 예술영화가 과연 될까?”
처음에는 작품당 4,000~5,000명 정도 관객을 예상했다. 당연히 개봉도,광고와 마케팅도 기존 상업영화와 방식을 달리했다. 한 편에 광고비 5,000만 원. 상업영화의 5%에 불과했다. 대부분 단관(씨네큐브 광화문)개봉이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10만 명이나 보는 예술영화 관객을 믿었다. 한 곳이라도 좋은 영화가 있다면 그들이 찾을 거라고.
그의 기대는 맞았다. 개관 기념작 ‘포르노그래픽 어페어’ 가 2만 명을 기록하더니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3만 명,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4만 명, 그리고‘타인의 취향’에 와서는 3개월 동안 좌석점유율 90%를 넘기며 단관개봉으로는 최고 흥행인 5만 명을 기록했다. 상영 중인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다른 극장에 비해 객석 점유율이 높다.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상영한 상업영화 ‘신라의 달밤’이나‘하루’가 오히려 썰렁했다. 그만큼 단시간 예술영화 상영관으로 자리잡았고, 관객 역시 그런 영화관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11월 7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을 찾은 관객은 19만여 명. 이광모 감독은 “우선은 관객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색깔의 영화여야 한다. 그리고 배급이나 상영 방법도 무모하게 상업영화를 따라가지 말고잠재관객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씨네큐브광화문과 주로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아트큐브(80석)는 10일부터 ‘차스키 차스키’ 와 ‘타임리스 멜로디’를 개봉하고, 12월에는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원더풀 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상업성이 전혀 없지만 꼭 소개하고 싶은 작품까지 상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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