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 참사후 성조기 독수리등 새기는 사람늘어
전국을 휩쓸고 있는 미국인들의 애국 열풍은 사람들의 가슴에 그리고 팔에도 뚜렷하게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세계에 충격파를 전한 지난 9월11일의 테러 대참사에서 살아난 생존자들은 물론 이 사건을 계기로 뜨거운 애국심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조기를 포함,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 독수리, 조국을 찬미하는 문구와 구호들을 팔, 등, 가슴, 심지어는 이마에 영구 문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신은 미국민의 단결과 국가적 소속감을 과시하는 상징이다. 또 일부에게는 테러로 잃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개개의 사연을 초월하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어디에 거주하든 상관없이 뉴욕, 펜실베니아, 워싱턴 DC에서 발생한 이 엄청난 비극은 이제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주 한 여성은 ‘뉴욕 어돈드’라는 문신점에 들러 ‘9-11-01’과 ‘26’이라는 숫자를 오른쪽 팔목에 새겼다. 앞의 숫자는 테러가 발생한 날짜이고 ‘26’은 테러 하루 전에 자신이 스물 여섯 살이 됐다는 것이다. 이어 이 여성은 ‘54-2’라는 숫자도 문신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하이재킹 당한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았을 때 자신이 쌍둥이 건물인 센터 타워 2의 54층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신점을 운영하고 있는 로리 레빈은 테러 이후 미국 국기를 문신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레빈의 사촌동생은 앞가슴 쇄골부분에 목걸이처럼 ‘아메리칸’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워싱턴에 있는 문신점 징스프루프에 있는 10여명의 손님들은 모두 지난 11일의 테러를 반영하는 문신 디자인을 골라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신점 주인인 브라이언 샌드로비치도 왼손 윗부분에 ‘올드 글로리’라는 글자를 새겼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것은 지금이 단결하는 시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 공화당, 부자, 가난한 자 할 것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조그만 차이점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그런 시기다"
32세의 샌드로비치는 이렇게 말했다.
샌드로비치 문신점에서 한 여성은 자신의 심장 바로 위에 펜타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새겼다. 다른 고객은 뉴욕시를 뜻하는 ‘NYC’라는 글자를 새긴 두 개의 날개와 펜타곤의 모양을 함께 몸에 문신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남들이 많이 하는 문신들을 선호했는데 테러 이후에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것을 원한다"
샌드로비치는 덧붙인다.
▲LA지역 문신점 웨스트코스트 태투스의 주인 테네시 데이브 제임스는 지난 주말 "이 색깔은 도망가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빨강, 파랑, 하양으로 새긴 성조기 디자인 문신을 여러 사람들에게 해줬다.
미국인만이 성조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도 손이나 목에 성조기를 문신하는 20대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얼라이드 갤러리라는 문신점을 운영하는 티모시 호이어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말한다.
"믿기 힘든 일이다. 자기 나라도 아닌 타국의 비극에 자극 받아 그 나라의 국기 등을 문신한다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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