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린은 올해 세 살이지만 몸무게는 6.5파운드에 불과하다. 영양실조로 죽음만 기다리는 그는 눈가에 들러붙는 파리를 뿌리칠 만한 기력조차 없다. 그러나 그보다는 아버지가 먼저 죽을지 모른다. 그의 아버지는 탈레반 정권에 대항하는 북부연합과의 전투에 투입됐다. 쉬린의 어머니는 빚이 너무 많은데다 먹을 것조차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쉬린의 부모가 진 빚은 미화로 환산하면 50센트다.
22년간의 내전과 구 소련과의 전쟁, 4년의 가뭄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지금 대규모 집단 아사의 문턱을 넘고 있다. 지난주 유엔 비상구호기금의 켄조 오시마 코디네이터는 아프가니스탄을 세계 최악의 인간성 위기지역으로 지목했다.
최대의 희생자는 물론 어린이들이다. 카불 북부 70마일 지점에 위치한 에잔에는 500여 가구가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50~60가구가 풀뿌리와 메뚜기로 연명하고 있다. 10월부터 겨울이 시작되면 메뚜기조차 구경하기 힘들다.
아프간인들의 평균 수명은 46세. 하지만 요즘에는 6명의 신생아들 가운데 세명꼴로 숨진다. 사인은 거의 예외 없이 영양실조와 감염이다.
쉬린의 어머니 제르굴(30)은 이제 남은 것은 30파운드의 밀가루와 10마리의 양이라고 한숨짓는다. 밀가루는 10일 정도면 동이 나고, 그때쯤에는 쉬린도 이 세상에 없을지 모른다. 염소들은 여름 동안에만 젖을 내는데, 그나마 모두 장에 내다 팔아야 할 형편이다.
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한 염소들도 올 겨울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제르굴은 쉬린을 살리기 위해 산지사방에서 50센트를 꾸어 4달러60센트라는 거금을 만든 후 쉬린의 치료비로 사용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쉬린의 생명보존은 이제 ‘알라의 영역’이라며 울먹였다. 그녀는 이제까지 3명의 젖먹이 자녀들을 땅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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