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 이재수 <가주한인정신건강 후원회 회장>
부부란 묘한 사이다. 생전 안 볼 것 같이, 원수같이 격렬한 감정을 가졌다가도 그 이튿날 아침이면 언제 그랬느냐 싶게 지나가는 것이 부부이다. 부부가 잘못 만나면 상한 음식같이 버리지도 못하고 운명이려니 하며 자손들에게 이혼의 상처를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 공포와 고통으로 나날을 보내는 생활도 있다.
부부가 살다보면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서 서로에게 행복도 가져오며 불행도 가져온다. 그 원인은 성격차이, 불륜 및 폭행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문제는 성격차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성장하는 동안 근본과 환경 그리고 관습 및 습관 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인연을 맺는데 문제가 없을 수가 없다.
어떤 여자 분은 시부모의 재력을 보고 상대방은 잘 판단하지도 않고 결혼을 했으나 남자가 성격이 나약하며 소극적이고 비활동적이었다. 여자는 자력으로 월 2만여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는 사업가였으나 남편은 자존심 문제로 늘 트집을 잡으면서 놀고 먹는 실업자였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의 소원대로 사업체를 정리하며 SBA 융자까지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1년만에 거덜나고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성격 차이를 안고 서로 사는 것은 매일 피가 마르는 고통의 생활이었다.
또 어떤 남성은 돈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녀들과 공원에도 한번 놀러가지 못하며 살다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생기고, 자살미수로 인한 신체적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생활하고 있으니 그 가족들은 무슨 죄가 있는가?
또 어떤 여자는 사업가로 윤택한 생활을 하며 한인사회를 위해서 봉사도 열심히 하고 있었으나 남편은 자기만 아는 나약한 성격이었다. 여자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체 정리 후 전 재산을 담보로 융자까지 해서 큰 사업을 시작했으나 4개월만에 강도를 당해서 신체상의 손상을 입고 일생을 환자로 생활하는 처지가 되고 남은 식구들의 생계는 비참한 처지에 놓였다.
“참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이혼을 하더라도 사업자금을 마련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어려운 생활은 피했을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하면서 “여자는 남편을 잘 만나야지!”했다.
한국의 장기려 의학박사는 6.25사변 당시 이북에서 일주일 후 다시 돌아온다고 작은 아들과 빈 몸으로 남하했다가 부인과 반세기 동안 생이별을 했다. 그동안 빨래와 음식까지 봉사하면서 같이 살자고 오래도록 유명한 재벌의 여동생이 구애를 해도 오직 이북에 두고 온 조강지처만 생각하고 생활하던 중 85세로 타개했다. 이런 훌륭한 남편도 있으니 역시 결혼은 도박이 아닌가?
사학자 이병도 박사의 말씀이 생각난다. 남자는 자고로 밭(田)에 나가서 일(力)을 하라고 ‘男’자를 붙여줬으며 성격이 활달하고 포부가 커야 하는데 이런 구실을 못하고 나약하면 어떻게 남자로서 가정을 유지할 능력이 있는가. 정말 운이 없는 여자가 이런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문제의 소지가 늘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근본 성격은 고칠 수 없으나 서로가 노력해서 이해하고 아껴줌으로써 물리적 성격변화로 행복한 생활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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