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로데스성당 버만신부, 혼배성사 못해 죄의식가진 가난한 커플위해 마련
지난 21일 샌타애나 교구의 성 로데스 성당에서는 16명의 신랑 신부가 나란히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빌 버만 신부의 주례로 혼인서약을 마친 이들은 피로연장에 나란히 서서 키스와 합환주를 마시며 하얀 드레스를 휘날리며 춤을 췄다.
대부분 미혼이지만 한 두 커플은 여러 사정상 성당에서 결혼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결혼식을 올린 기혼자였다. 이들은 자녀와 함께 결혼미사에 참석했으며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들딸을 안고 웨딩댄스를 추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들의 합동결혼식은 이 성당에서는 올해로 6년째, 매년 2회씩 벌어지는 특별한 행사다. 버만 신부가 93년 부임한 이래 여러 문제로, 특히 1만달러정도나 드는 경비 때문에 성당에서 결혼미사를 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많다는 사정을 알고 만들어 낸 프로그램.
90% 이상이 가톨릭인 교구 신자들이 성당에서 혼배성사를 하지 않을 경우 죄책감을 갖고 특히 영성체에 참여하지 못하며 그 외에도 경비가 많이 드는 결혼식을 올릴 처지가 안 되는 가난한 신랑신부가 많다는 것을 안 그는 합동 혼배성사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버만 신부가 도네이션을 받아 사진비용, 식장과 피로연 장소 데코레이션, 꽃, 케익, 디제이나 연주 등을 모두 제공해 주는 합동결혼식의 자격은 아주 간단하다. 신랑과 신부가 사전에 12주간의 결혼교실을 이수하고 하루를 잡아 양가의 가족들을 멕시칸 식당에서의 리셉션에 함께 모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날 합동 결혼미사 및 피로연에는 16명 신랑신부의 가족, 친구뿐 아니라 지난 6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당 결혼식의 혜택을 입었던 커플들의 가족 800여명도 같이 나와 이들의 앞길을 축하하고 즐겼다. 이 결혼식의 음식을 만들거나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 40여명도 거의 이 프로그램으로 혼배성사 혜택을 입었던 사람들이다.
한꺼번에 14명의 결혼의식을 주례한 적도 있는 버만 신부는 "라틴계의 경우는 백인계와는 달리 공동체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합동결혼식에 더 깊은 의의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행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만 신부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는 영성체에 참여하는 교인들의 수가 전체의 겨우 20%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그 비율이 크게 늘어 현재는 80%가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신다고 한다.
버만 신부는 결혼식이 끝난 후 "다음 결혼교실 일정은 6월에 시작합니다. 참석할 사람들은 미리 기도로 준비해 주십시오"라고 청중에게 광고했다. 그는 영성체 비율이 100%가 될 때까지 합동 혼배성사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펼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