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중심(The Center of the World)
성적 욕망과 환상의 어두운 저류를 솔직하게 파헤친 대단히 감각적이요 음탕한 영화다. 섹스영화이나(스트리퍼들의 자극적이요 얄궂은 춤과 노골적이요 변태적인 섹스신 등으로 등급 없이 나왔다) 단순히 육체적 관계나 쾌감을 묘사하지 않고 섹스의 본성과 힘이 예측 불능한 진실된 인간 감정과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혼란을 탐구한 도전적이요 꾸밈없는 섹스영화다.
현대인들이 집착하는 포르노 웹사이트와 스트립클럽 그리고 선정적 엿보기에 대한 고찰이기도 한데 이런 것들로 욕망을 채우는 현대인들의 사랑하기 어려움과 인간적 소외감을 강렬히 몰아붙이듯 파고들고 있다.
20대에 닷컴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리처드(피터 사스가드)는 최근에 부친을 잃은 데다 점점 자기 일에 싫증이 나 두문불출하고 컴퓨터에만 매달려 산다. 인간적인 것을 몽땅 컴퓨터에 빼앗긴 리처드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야릇하게 아름다운 록밴드 드러머 플로렌스(몰리 파커)를 보고 호감을 갖게 된다.
리처드는 플로렌스가 밤에 일하는 스트립 클럽을 찾아가 랩댄스 서비스를 받은 뒤 1만달러를 줄 테니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베이가스에 갈 것을 요청한다. 플로렌스는 각기 다른 방을 쓰고 노 키스에 서비스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등의 조건을 달고 이에 응하는데 둘은 섹스 환상의 실습을 하다 서로를 향해 감정이 일면서 심각한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리처드는 비록 몸에 꼭 끼는 선정적인 스팬덱스 드레스를 입고 자기 앞에서 자극적인 춤을 추는 플로렌스와의 섹스(여기도 조건이 있다)를 즐기나 처음부터 플로렌스를 섹스의 대상이 아니라 데이트의 대상으로 여기고 베이가스에 왔다. 그래서 그는 플로렌스에게 마치 옛 애인에게 대하듯 상냥하고 정중하고 친절한데 이런 진실이 플로렌스를 자극시키면서 플로렌스의 직업 여성과 개인감정 간의 경계선이 흔들리게 된다.
가짜 애정놀이를 하다 사랑이 싹트는 셈인데 감정적 따스함을 갈망하는 두 고독자에겐 이런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끝까지 직업에 충실하려는 플로렌스와 대뜸 감정적 연계를 맺으려는 리처드 간에 치열한 감정적 결투가 일어나면서 영화는 둘간의 감정적 맺음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두고 끝난다.
마치 남의 어둡고 은밀한 섹스관계를 엿보는 기분인 일종의 체임버피스로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로 찍어 육안으로 보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의 직접감과 사실감이 생생하다. 보는 사람의 감정과 신체의 옷까지 모두 탈의 당하는 듯 노골적이면서도 맹렬한 작품으로 사납게 작중 인물들과 관계하게 된다.
두 남녀 배우가 대담한 연기를 하는데 특히 깨곰보인 파커의 부담 가도록 착 가라앉은 감각적 연기가 훌륭하다. 수수께끼 같은 여자다. 감독은 중국계 미국인 웨인 왕(’조이 럭 클럽’). Artisan. 17세 미만 입장불가. 선셋5(323-848-3500), 뉴윌셔(310-374-8099),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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