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토요일) 오후 4~6시, 2726 브로드웨이 3층 댄스 스튜디오에서 살풀이 오픈 클래스 겸 발표가 있었다.
지도교사 김명수의 한국 기초 춤에 대한 강의와 실습이 30분 가량 이어지면서 관객으로 모인 사람의 절반 가량이 스테이지에 나가 같이 호흡을 하며 한국 기초 춤의 기본 발 동작과 손 동작을 배우는 것도 마음을 열고 참여하는 관객들이 따뜻해서 보기에 좋았지만 , 막상 그동안 배워왔던 중년 아줌마, 학생들이 추는 살풀이 춤은 평소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진한 감동과 시린 마음을 갖게 했다.
오죽이나 강렬한 욕구들이 있었으면 뉴욕이라는 대도시에 와서 다양한 직업들을 가지고 가사와 아이들을 돌보면서 주말마다 살풀이 춤을 배웠겠는가 마는, 하얀 수건 하나 쥐고 그것이 무슨 남편이나 자식이나 무엇인가 자신들의 삶에 얽히고 설킨 대상을 손에 쥔 것처럼 애무하고 빌고 던지고 다시 끌어 안으면서 추는 그들의 몸짓이 도무지 남의 일만 같지는 않았던지, 보면서 내내 등은 소름이 끼쳐서 추운데 눈은 뗄 수가 없어서 너무나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삼개월이나 육개월 동안의 배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자신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해 내는 것인데, 중년의 나이에 서로 만나서 마음을 열어가고 그것을 춤으로 형상화 시켜 표현해 내기까지, 지도하는 선생이나 배우는 학생들이나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마는, 우리네 마음 속에 우리의 정서를 우리의 방식으로 표현해 내고자 하는 용틀림이 그리도 힘 센 것이었는지 놀랍고, 우리가 그런 수단을 우리 문화 속에서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도 새삼 놀라왔다.
다음날 전철을 타고 같은 장소를 지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같은 역에서 내렸던 것을 보면, 오픈 클래스에서 감상을 하고 앉아있었던 때의 내 정서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나도 모르고 있던 어떤 부분이 어떻게 튀어나와 춤을 추고 있던 그들의 어떤 마음의 표현과 교감을 했던 것인지 숙제로 남지만,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는 분명 그 날의 행사가 왔던 사람들에게나 자리를 마련했던 사람들에게나 커다란 힐링(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자기 치료?)이 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소박하고 아름답고 열려진 시간과 장소였다. 김명수 살풀이 교실은 매주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열린다고 한다. (212-479-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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