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세 분의 서울 손님으로 묵은 신문을 그냥 차고로 내놓으려다 평소 즐겨 읽는 오피니언 난을 펼쳤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60대인 나는 남은 삶을 사는 동안 몇 번의 실수를 정당한 일인양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후회와 부끄러움이 교차한다.
컬럼 「그게 그렇습니다」 크리스 포오만씨의 글은 늘 내게 반성과 고개를 숙이게 한다. 많은 컬럼을 읽으면서 동족끼리 입바른 소리, 한국사람들 어떻고 저떻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속시원하고 “맞아” 했는데 이 분은 한결같이 우리 편에서 격렬하게 대변하고 우리 문화의 민족성 타당성으로 글을 아름답게 마무리 한다. 이런 분이 있기에 우리 모두 감사하다.
강산이 두어번 변한다는 세월을 이 땅에 살면서 미국사람과 한국사람들의 공간 관념, 사적인 공간이 침해 당했을 때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몰랐고, 그래서 여러번의 실수를 기억한다.
나이가 들면 신체 각 기관이 약해지고 의사를 찾는 횟수도 잦아진다. 한 번은 오후에 있었던 수술 때문에 의사는 늦게 수술실을 나섰고, 다음 날 이른 아침 의사와 환자가 한 자리에 다시 만났을 때 ‘피곤하겠구나’ 감사와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대신 두 손을 잡고, 만지고 또한 옷깃을 만지작거렸는데 - 간혹 아들 딸이나 친구들이 오면 반갑고 대견해 등 두드리고 어깨 만지는 것을 수없이 했는데 이제 어째야 한단 말인가?
허락 없이 상대를 만지는 것은 금물이고, 14인치 보다 더 가깝게 서서 이야기 하면 사적인 공간을 침범했다고 불쾌해 한단다.
우리는 친하고 가까울수록 귀에 대고 소근거리며 이야기 하는데.
어찌 됐건 그날 수술 후 고마움을 말 대신 손을 잡고 팔도 만지면서 표시하려 했던 나의 의도는 무시됐고 그에 대해 의사의 답례는 뒤늦게 생각하니 좀 이상했던지 씁쓸했던 것을 이제야 느끼면서 더 이상의 실수를 안 하고 배우면서 살아야 겠다고 깨닫는다.
시력이 더 나빠지기 전에 좋은 글을 더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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