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개관 리들리 박물관 ‘한국실’을 찾아
리들리 박물관 한국실이 문을 열었다.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도착한 한인들이 2년간의 계약을 끝내고 미 본토로 이주해 첫 정착지를 이룬 농촌도시에 이들의 이민사를 소개해줄 기념관이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당시 생활상을 증언해줄 유물이나 유품들이 한점도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삼일절을 맞은 지난 1일 개관 이틀을 앞두고 미주크리스천문인협회 루시 최 이사장을 비롯해 이승희 부회장, 이정아 사무국장 모자, 소설가 이성호씨, 시인 이상태씨등 남가주 한인들은 현지 거주 한인 로버트 김씨(하와이 이민 2세)와 김명수 중가주해병동지회장의 도움을 받으며 LA에서 가져간 한국민속품을 정성스럽게 전시했다.
중가주 프레즈노에서 남쪽으로 20여분 거리의 조그만 농촌도시 리들리. LA를 출발해 5번과 99번을 타고 북쪽으로 약 3시간반 거리(230마일)인 이곳은 도시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한가하고 조용한 ‘시골 동네’다.
한국실의 규모는 400스퀘어 피트. 단칸방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전체 박물관 규모(3,000여 스퀘어피트)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손님을 맞는 리셉션용 작은 테이블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1888년 철도 건설을 시작으로 모여들었던 리들리 주민들의 일상용품들을 모아놓은 유물실이 눈에 들어온다. 900스퀘어피트의 이곳에는 손풍금, 타자기, 책상, 책, 침대등 나름대로 시의 역사를 이룰만한 물건들이 단정하게 전시돼 있다. 수천년 역사 문화속에 살아온 우리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들이지만 역사가 짧은 이들에게는 수십여년전에 사용하던 그릇하나라도 귀중한 유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물실은 옛 인디언 부족이 사용하던 그릇과 수공예품, 사냥도구등을 전시한 작은 공간(약500스퀘어피트)과 3일 문을 연 한국실이 부속실로 연결돼 있다. 시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에 한인 선조들의 역사도 함께 기록된 것이다.
이날 한국실에 설치된 전시품은 120여점. 돌박이 남녀 아기의 한복으로부터 가죽신, 색동 밥상보, 모조품 신라금관, 불상, 도자기, 병풍등 이곳에 첫발을 내디뎌 리들리 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한인 이민자들의 얼을 전해줄 민속품들이다.
리들리시에 거주하는 로버트 김씨(77)는 "초기 이민자들이 쓴 책자나 독립운동 자료들이 전혀 없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찾아야 할 과제"라고 아쉬워했다.
루시 최 이사장는 "이민선조들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문화를 이곳 사람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민속품"이라면서 "한복을 입혀놓을 마네킹등 한인들의 후원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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