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적 여행객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보안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고가의 무선 고데기를 공항에서 폐기하는 일을 겪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인 엘리 트란은 한국에서 시드니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수속을 밟던 중 보안 검색 과정에서 무선 헤어 스트레이트너를 압수당했다. 해당 제품은 가격이 약 515달러(호주 달러, 한화 약 5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다.
엘리는 “같은 제품을 여러 차례 해외여행 때 가져갔지만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며 “시드니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는데 귀국길에 갑자기 버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보안 요원은 해당 고데기에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내장돼 있고 분리가 불가능해 항공기 반입이 불가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발열 전자기기는 화재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엘리는 “공항에서 50만 원짜리 물건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엉엉 울었다”며 “공항과 항공사마다 규정이 달라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지난해 9월부터 배터리가 내장된 무선 고데기, 다리미, 손난로 등 발열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해당 물품은 위탁 수하물로도 부칠 수 없으며 배터리가 분리되거나 비행기 모드 등 안전 기능이 탑재된 제품만 제한적으로 반입이 허용된다.
이 같은 조치는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는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BX391편에서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항공기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일본 후쿠오카발 인천행 항공편에서도 보조배터리 발화 사고가 보고됐다.
엘리는 자신의 경험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무선 전자기기는 아예 가져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꼭 필요하다면 배터리가 분리되는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유선 헤어 도구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무선 고데기가 금지 대상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일본과 한국 공항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규정이 바뀐 줄 몰라 수십만 원짜리 제품을 버렸다”고 토로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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