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2A 비자 임금 인하”
▶ 트럼프 정부 정책 변경
▶ 미 노동단체들은 반발

캘리포니아의 농장에서 이민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미국 농업 분야의 심각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농장 노동자 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농업 임시 노동자 비자 프로그램(H-2A) 규정을 변경해 농장주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더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규정은 임금 산정 방식을 바꿔 시간당 임금을 주에 따라 1~7달러 낮출 수 있게 하고, 농장주가 제공하는 숙소를 임금 일부로 포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농업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은 “농업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농민들이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비용을 낮추는 개혁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대규모 불법이민 단속이 미국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농장 노동력 부족을 더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캘리포니아 농업국과 미시간주립대 조사에 따르면 농장 단속으로 직접 노동자를 잃은 농가는 0.4%에 불과했지만, 단속에 따른 불안과 이민 단속 강화로 14%의 농가가 인력 부족을 겪었다고 답했다. 과일과 채소 같은 노동집약적 작물에서는 이 비율이 약 20%에 달했다.
농장주들은 이번 정책을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콜로라도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농부는 “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농장 일자리 41만5,000개 가운데 미국인 지원자는 18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동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농장노동자노조(UFW)는 이번 규정이 미국 농장 노동자들의 임금까지 낮추고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H-2A 프로그램은 지난 20년 동안 빠르게 확대돼 2005년 약 5만 명이던 외국인 농장 노동자가 2025년에는 약 40만 명으로 늘었다. 현재 이들은 미국 농장 노동자의 약 15%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이민 억제, 식품 가격 안정, 미국 노동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UC 데이비스의 농업 노동경제학자 필립 마틴 교수는 “노동력이 부족하다면 임금을 올려야 하는 것이 경제 원리”라며 “임금을 낮춘다고 해서 미국인이 농장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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