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트라이시티 지역에서 활동하던 유명 사진가이자 등반가 로스 제임스 왈렛(43)이 지난 18일 노스캐스케이드 국립공원내 마운트 퓨리(Mount Fury) 정상 부근에서 추락해 숨졌다.
왈렛은 시애틀대학(SU) 유명 산악 연구자인 에릭 길버트슨을 동행해 해발 8,100피트에 위치한 퓨리의 ‘핑거(Finger)’ 구간을 오르던 중 손을 놓치며 200~300피트 아래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헬리콥터로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고인의 부친 롤랜드 왈렛은 “아들은 등산과 사진 두 가지를 사랑했다”며 “이미 퓨리를 등반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 사고는 너무도 갑작스러웠다”고 말했다.
몬태나 출신인 왈렛 가족은 알래스카와 오리건을 거쳐 워싱턴주 트라이시티에 정착했으며, 로스는 센트럴 워싱턴대에서 음악을 공부하려다 사진에 매료돼 전공을 바꾸었다.
졸업 후 인물ㆍ웨딩 촬영을 하며 커리어를 쌓은 그는 시애틀에서 패션 사진가로 활동하다 한국 서울로 건너가 활동했고, 이곳에서 아내 케란을 만나 결혼했다. 이후 딸 지아나가 태어난 2017년 케너윅으로 이주해 가족과 함께 생활했다.
패션 사진 수요가 적은 트라이시티에서 그는 자연과 사진을 결합한 독특한 촬영 방식을 개척했다. 에어비앤비 숙소와 산행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순간을 산 정상에서 담아주었으며, 신랑ㆍ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짊어지고 등반에 나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5년 전부터는 전문 클라이머들의 기술 등반을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했으며, 사고 직후 주말에는 아웃도어 매거진과 레이니어산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왈렛은 지난해 9월 워싱턴주 최고봉 100곳을 모두 등정하는 ‘불거 리스트(Bulger List)’를 완주한 94번째 등반가가 되며 개인적 목표를 달성했다. 발목 골절 부상으로 수개월간 중단됐지만, 회복 후 마지막 7개 봉우리를 완등하며 꿈을 이뤘다. 그의 일부 등반 기록은 유튜브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남아 있다.
지역 사회와 등산·사진계는 한꺼번에 재능 있는 등반가이자 예술가를 잃은 충격과 안타까움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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