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의 프랑스 ‘반클리프 앤 아펠’은 셀럽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최정상급 하이주얼리 브랜드다. 섬세한 공예 기술과 독창적 디자인이 도드라진 특징. 네잎 클로버 문양의 ‘알함브라’가 대표 컬렉션이다. 켈리 러더포드는 드라마 ‘가십걸’에서 다양한 제품을 착용하고 등장해 화제가 됐고, 리즈 위더스푼, 머라이어 캐리 등도 ‘반클리프 애호가’로 알려진다.
■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첫 순방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착용했던 반클리프 목걸이가 온라인에서 큰 화제였다. 우아한 검은색 재킷 안에 착용한 목걸이는 유난히 도드라지며 ‘여사템’으로 각광을 받았다. 백금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눈꽃 결정 형태를 세밀하게 디자인한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라는 이름의 이 목걸이는 정품 가격이 무려 6,200만 원이다.
■ 하지만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감시망에 걸렸다. 공직자윤리법은 품목당 500만 원 이상 보석류는 재산으로 신고하도록 한다. “지인에게 빌렸다”고 비껴갔는데, 최근 특검에서는 모조품이라고 말을 뒤집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무렵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반클리프 모조품 목걸이를 정품인 양 속여 착용했다가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체인 연결 부위가 정품과 다르다’ ‘실제 제품 색과 다르다’ 등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결국 그는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다. 죄송하다”는 자필 사과문을 SNS에 올렸다.
■ 인플루언서도 이럴진대 한 나라 대통령 영부인이 ‘짝퉁’을 착용했다면 이런 국제적 망신이 없다. 김 여사 측은 “다른 나라 영부인들도 다 착용하는데 안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단다. 정말 모조품이라면 예리한 네티즌들이 모를 리 없을 법한데 아직까지 그런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래 가사말처럼 잃어버렸다던 이 목걸이가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에서 나왔다. 진품은 숨기고 모조품을 갖다 놓아 ‘알리바이’를 만들었다는 음모론도 나온다. 진상은 밝혀질 것이다. 짝퉁이어도 문제, 아니면 더더욱 문제다.
<이영태 / 한국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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