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소식을 알게 된 동창생이 양수리 마을을 산책하며 본 경치와 느낌을 자주 올렸디.
친구가 올리는 글과 사진들을 자주 볼수록 나도 양수리를 한 번 가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가 살고있는 고장을 사랑하고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양수리는 텔레비전 방송국 프로듀서로 근무했고,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하여 부인과 함께 은퇴생활을 하는 친구에게 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하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의 글과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볼 때마다 나는 좋아요를 눌렀다.
친구는 천주교 성당에 열심히 다니는 크리스찬이고 딸과 아들이 있다. 딸은 결혼하여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남편과 외동딸과 함께 산다. 친구는 외손녀인 엘리(Eli)를 끔찍이 사랑하여 자주 엘리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아들은 천주교 부제를 마치고, 사제서품을 받아 신부가 되었다. 친구부부는 하느님과 사람들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사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집에 올 때마다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고 있다. 양수리에서 영시모임도 갖고 괴테문학 모임도 갖곤 한다. 참으로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뉴욕에 사는 내가 양수리를 가보고 싶다고 하니 다음에 한국에 올 때 양수리를 방문하면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 후에 내가 한국에 갔을 때 동창 친구 두명과 함께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를 방문했다. 그는 진짜로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며 얼싸안고 기뻐했다. 책이 많아 서재로 쓰려고 별도의 아파트를 전세낸 곳에 갔다.
청소년 학창시절 동기 동창생 넷이 아늑한 동네 산책하기 좋은 길을 함께 걸으니 기쁨이 넘쳤다. 배후에는 양수대교 뒤로 높은 산이 있고, 산책 길 오른편으로 남한강 푸른 물이 반짝였다. 왼편으로는 밭에 대파들과 배추들이 향기를 내고 있었다. 더 걸어가니 북한강과 남한강이 서로 만나는 곳 앞에 ‘남한강 북한강 하나된 두물머리 겨레의 기적이 숨쉬는 우리의 한강 두물경’ 이라고 쓰여 있는 큰 암석이 놓여있었다. 10여명의 관광객이 모여 들었다. 두물머리는 두 강이 만나는 곳이라 강폭이 매우 넓었다. 양수리도 두 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리라.
강가 고인 물 위에 핀 연꽃을 보며 조금 더 걸으니 400 살이나 된다는 느티나무 고목 세 그루가 동네의 수호목인 듯 서있었다. 사람들이 간혹 제를 올리며 소원을 빈다고 했다.
느티나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두물머리 고인돌을 보았다. 두물머리 고인돌은 1974년 문화재 관리국에서 발굴 조사하여 팔당댐 수몰지구 유적발굴종합보고서에 수록된 고인돌로 청동기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옥과 현대식 집들이 어울어져 있는 곳을 지나, 한식음식점에 들러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은퇴하여 몇년 전에 양수리로 이사와 살고있는 친구는 삶을 즐기고 있었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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