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인터넷 카페 관련 문의 잇달아, 법조계 “개별소송 제기할 수 있어”
“몇 달 뒤에 아내가 출산 예정인데, 트럼프 정책으로 이젠 출생시민권을 못 받는다고 하네요. 아이가 시민권 없이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변호사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하나 싶습니다.”
텍사스에서 이민을 준비하며 취업 비자로 체류 중인 박모(38) 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연방 대법원이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금지 정책과 관련해 하급 법원이 내린 이 정책의 효력 일시 중단 결정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주까지 적용될 수는 없다며 해당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텍사스 등 28개주에서는 이 정책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뒤 한인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불법 체류자가 많지 않은 한인사회에서는 주로 미국에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주권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합법 체류자들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어렵게 미국에 와 정착했는데, 자녀에게 기본적인 체류 신분조차도 보장해주지 못하게 됐다는 생각에 좌절하는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출생시민권 중단 정책과 관련해 문의하거나 걱정하는 내용의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한 작성자는 “E2(취업) 비자로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고, 올해나 내년 초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쭉 근무할 예정이라 미국에서 출산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미국에서 근무한 지 2년이 조금 안 된 상황이라 트럼프 정책 때문에 아이가 시민권을 못 갖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썼다.
다만 현지 법조계에서는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출생시민권이 미국 헌법에 규정된 조항이어서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미국에 귀화했고, 미국의 관할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라고 명시했다.
실제로 연방 대법원은 이날 판결을 내리며 출생시민권 금지 자체의 위헌 여부는 따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민법 전문가 최경규 변호사는 “혹시라도 일부 주에서 시행이 된다 해도 당사자들이 개별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소송을 계속 거치다 보면 (정책이)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