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이전·신시장 개척 등 난항
▶ 관세 10% 부과땐 점유율 2% 뚝
▶ 가격 경쟁력 악화에 ‘전전긍긍’
▶ 수출 바우처·금융 지원 촉구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 올리는 데 10년이 걸렸는데 관세 10%가 부과 되면 점유율은 2%, 20% 부과 시 점유율 6%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A 기계장비기업)”
트럼프발 관세쇼크가 현실화 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개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중소기업 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가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방향 레이저 측정기를 수출하는 업체 맥파이테크의 신웅철 대표는 “단순히 관세 부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고금리, 고환율로 이어지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며 “물류비, 광고비, 제조원가 등도 12%씩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이달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 달 12일부터는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한다. 알루미늄 압연기술로 식품, 의약품, 산업용 포장지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일진알텍도 막막함을 토로했다. 현용길 일진알텍 대표는 “중소기업이 당장 관세 문제를 돌파할 방법은 미국 이외의 국가로 수출하는 것밖에 없는데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애로사항이 많다”며 “금융시스템이 미흡한 국가는 제품을 받은 뒤 결제하는 시스템이라 진출하기에도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은 마땅한 대응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에 기계장비를 수출하는 A기업 관계자는 “공장 이전 등의 여력이 없어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지, 관세 만큼 가격을 올려 수익률을 확보할지 고심이 깊은 상황이지만 어떠한 결정을 해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액이 1조2,000억 원가량 증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진행되는 미국 관세 정책과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로 캐나다·멕시코에 25%, 그 외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은 지금보다 11.3%(1조2,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나리오를 달리해 멕시코·캐나다에 10%, 중국에 60%, 그 외 국가들에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출 감소율은 최대 18.6%까지 높아진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수출이 줄어들어 중소기업의 중간재 공급이 감소하는 부분과 대기업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을 때 파급효과 등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은 정부를 향해 시급한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업체 삼흥에스씨의 윤춘식 대표는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다른 나라나 국내로 물량을 돌려야 하지만 국내는 저가 중국산 제품이 많이 유입된 상황”이라며 “중국은 막강한 정부 보조금으로 저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들의 수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달 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국 13개 중기부 지방청에 애로 신고센터를 설치해 수출 중소기업 피해를 접수한다. 또 수출 중소기업에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위기가 심화하면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탄탄한 수출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중기부는 수출 초보기업에 대한 밀착지원을 강화하고 테크서비스 수출과 신한류품목 육성 등으로 수출정책 외연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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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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