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그동안 홈리스 대책을 놓고 우왕좌왕 해온 시애틀과 킹 카운티 당국이 결국 홈리스들을 영구주택이 아닌 보호소에 더 많이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시애틀 시정부는 제니 더컨 시장 재임시절이었던 2017년 수용소가 안전하고 편안하면 홈리스들이 제 발로 찾아올 것이라는 논리 아래 대합실 같았던 기존 수용소들을 수백만달러를 들여 칸막이로 분리된 독방 형태로 만들었고 하루 밤만이 아닌 여러 날 동안 체류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킹 카운티 내 홈리스 수용소들 중 약 70%는 독방 또는 준 독방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이들 중 90%는 1주일 내내 하루 24시간 사회복지 요원들이 배정된 채 운영되고 있다.
수용소 운영 중점이 양에서 질로 바뀌자 당국이 기대했던 대로 입주하는 홈리스들이 많아졌다. 이들의 평균 체류기간도 2017년 53일에서 151일로 3배가량 늘어났다. 각실 입주에 따라 시비, 분쟁 등 911 신고도 줄었고 코비드-19 팬데믹 기간엔 방역대책도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용시설이 영구주택 입주까지의 대기소처럼 인식돼 장기 체류자들이 늘어나면서 실제로 노상의 홈리스 수를 줄이는 효과는 미미했다. 수용소에 체류하는 동안 영구주택 입주를 알선 받은 홈리스 가구도 2017년 12%에서 지난해 25%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턱없이 낮은 비율이다.
노천에서 잠자는 홈리스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수용소 본연의 목적도 퇴색했다. 2017년 이전엔 홈리스들이 수용소 문 앞에 줄지어 서면 대부분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경찰이나 비영리기관 등에서 의뢰한 홈리스들을 우선적으로 수용한다. 대기자 명단에 오래 올라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연락이 안 돼 홈리스 경력이 짧은 사람들에게 입주기회가 먼저 돌아가는 아이러니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데니스 컬헤인 교수 등 홈리스 전문가들은 서민주택을 크게 늘리지 않는 한 수용소를 증설하거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원천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시애틀과 킹 카운티의 홈리스 종합기관인 리저널 홈리스 국은 결국 노상의 홈리스를 줄이는 것보다 수용소에서 보호받지 않는 홈리스를 줄이는 것으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다른 대도시들은 수용시설에 수용 대상 홈리스 수만큼 침상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킹 카운티 수용소의 침상 수는 수용대상 홈리스의 3분의1에 불과한 실정이다.
리저널 홈리스 국 관계자는 서민주택 보급이 수반되지 않는 한 수용소 침상 수를 늘리는 것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리스들에게 보다 버젓하고 인간적인 수용시설에서 체류하며 영구주택 입주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시애틀 시정부도 최근 수용소에 각 방을 만들어 침상 80개를 늘리도록 예산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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