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자마자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던 항공기 사고가 일본에서 발생했다.
지난 1월2일 승객과 승무원 379명을 태운 일본항공 516편 에어버스 A350 항공기는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던 중 동일한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소형 항공기와 충돌했다. 에어버스 A350기는 불이 붙은 채 활주로 위를 1km정도 달리다가 멈춰섰다. 기내는 짙은 연기로 자욱했으며 창문 밖으로는 불타는 기체의 모습이 보였다. 공포에 질린 승객들의 비명소리와 스며드는 검은 연기로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승무원들은 기내방송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자 즉시 메가폰으로 승객들에게 대피안내 방송을 실시하였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할 것과 머리 위 짐칸에 있는 소지품을 절대 내리려 하지 말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비상구로 몸만 빠져나가도록 지시하였다. 공황상태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던 승객들은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비상구 슬라이더를 통해 지상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충돌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지 17분이 지난 후 승객과 승무원 379명은 모두 안전하게 대피하는데 성공하였다. 기장은 모든 승객들이 무사하게 대피한 것을 확인한 후 맨 마지막으로 탈출하였다. 그로부터 10분 후 A350 항공기는 굉음과 함께 폭발, 전소되었다.
세계의 언론들은 그 많은 승객들이 단 한명의 희생자도 내지 않고 모두 무사하게 탈출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그것은 기적이라기보다는 평소 재난관리 훈련을 반복해서 실시하고 실제상황 발생 시 그것을 신속하게 실천한 승무원들의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이 이루어낸 결과였다.
다른 한가지 요인은 과학기술이다. 기내에서 사용되는 카펫과 좌석커버, 벽지 등 내장재와 모든 기자재들은 내화성이 뛰어난 재질로 만들어져있다. 화재 발생 시 독한 연기와 화염의 발생을 최대한 늦춤으로써 승객들에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관제탑과 소형기 조종사간의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되어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사고가 그렇듯이 사고를 내는 것도 사람(人災) 이고 사고 발생 시 영웅적인 용기와 지혜로 재난을 극복하는 것도 사람(人材)이다.
<
채수호 자유기고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