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의 제약사인 일라이릴리 명의로 “당뇨 환자들의 필수 의약품인 인슐린을 무료로 공급한다”는 트윗이 올라왔다.
이 소식은 수천 건의 ‘좋아요’를 얻으며 빠르게 퍼져나갔지만 결국 일라이릴리를 사칭한 것으로 판명됐다. ‘당뇨 명가’로 알려진 일라이릴리의 명성을 교묘하게 이용한 가짜 뉴스였던 셈이다.
일라이릴리는 화학자였던 일라이 릴리 대령이 1876년에 설립한 가족 기업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과 피부 질환 치료제 등을 판매하며 입지를 넓혀나갔다.
1923년에는 캐나다 토론토대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세계 최초로 당뇨 치료제인 인슐린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에 참여한 후 당뇨약과 항암제, 신경계 질환 치료제 등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약 72억 달러로 매출액(285억 달러)의 25%를 웃돌고 있다. 세계 7개국에서 R&D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도 전체 임직원의 24%에 달한다. 최근에는 면역 분야 신약 업체인 다이스테라퓨틱스와 생명공학사인 버사니스바이오를 사들이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올 들어 가파른 주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5,613억 달러)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제약사에 올랐다.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가 체중 감량에도 효과를 내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 세계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만약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각축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24억 달러에 머물렀던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77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도 걸음마 단계에 있는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면 끊임없는 혁신과 과감한 R&D 투자로 시장을 압도할 만한 초격차 기술과 핵심 특허 확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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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서울경제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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