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세계적 문화명소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급여 담당관이 10여년에 걸쳐 미술관 기금 30억 원 이상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시카고 미술관에서 20여년간 급여 담당관으로 일한 마이클 모렐로(56)는 지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허위로 책정한 직원 급여 및 인건비 총 230만8천772달러(약 30억500만 원)를 본인 은행 계좌에 입금한 혐의로 기소된 뒤 유죄를 인정했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연방검찰 일리노이 북부지검은 모렐로가 다른 직원들의 유급휴가비·보험료 공제액·급여세·수강료 환급금 등을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범행 은폐를 위해 별도의 회계 장부를 치밀하게 작성, 문제가 생길 때마다 미술관 급여 시스템에서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모렐로는 2020년 1월 미술관 회계관리 부책임자가 미심쩍은 급여 지불 사례에 대해 묻자 "급여 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입금해본 것"이라며 거짓 진술을 하고 이후 시스템상의 보고서를 편집·수정했다.
하지만 범행은 결국 꼬리를 잡히게 됐고 그는 지난 1월 전신사기 및 은행사기 등 총 4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미술관 측은 "2019년 재무관리 리뷰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계정 활동'이 발견돼 모렐로의 사기행각이 처음 수면에 드러났다"며 "그를 즉각 해고하고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다른 부정행위를 예방하고 조기 감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통제 절차를 마련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자금 손실은 보험금으로 충당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모렐로는 본인이 몸담고 있던 조직에서 10여년간 200만 달러 이상을 훔쳤다"며 "누적 횡령액이 상당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직원 채용·급여·장학기금·프로그램 운영·미술관 조직의 다른 재정적 측면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모렐로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9월 14일 열릴 예정이다.
법원은 모렐로에게 횡령액 전액 배상과 아울러 최대 징역 20년형,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3년 그리고 최대 25만 달러(약 3억3천만 원)의 벌금 등을 선고할 수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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