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인 등 학살한 나치 22명 유죄 판결 얻어내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마지막 생존 검사 페렌츠 [로이터=사진제공]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등을 학살한 나치를 처벌한 뉘른베르크 전쟁범죄 재판소의 검사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벤자민 페렌츠가 타계했다. 향년 103세.
페렌츠는 지난 7일 플로리다주 보인턴비치에서 별세했다고 NBC뉴스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워싱턴DC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트위터에서 페렌츠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서 "오늘 세계는 집단 학살과 관련 범죄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밝혔다.
1920년 트란실바니아에서 태어난 페렌츠는 태어난 지 얼마 안 있어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했고,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하버드법대를 졸업했다.
직후 미 육군에 입대해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벌지 전투 등에 참여했으며 이후 나치 정권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부대로 옮겨 부헨발트 등 나치가 운영한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 여러 곳을 조사했다.
그는 수용소에서 목격한 끔찍한 참상에 대해 "전쟁범죄 조사관으로서 경험한 나치 처형소는 의심할 여지 없이 나에게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난 지금도 당시의 구체적인 기억을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뉴욕으로 귀국해 변호사 일을 시작했으나 전범 조사관 경험 때문에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검사를 맡게 됐다.
재판 경험이 전무했던 27세의 젊은이였던 그는 1947년 뉘른베르크 법정에서 전쟁 기간 동유럽에서 100만명이 넘는 유대인과 집시 등을 학살한 혐의로 기소된 22명의 나치를 상대로 유죄 판결을 얻어냈다.
이후 페렌츠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나치한테 빼앗긴 재산을 되찾고 배상을 받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들을 위해 일했다.
그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어떤 정부 지도자도 기소할 수 있는 국제 재판소 설립을 수십년간 주장해왔고 2002년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으로 그 꿈이 실현되는 것을 봤다.
그는 생전 뉘른베르크 검사로서의 경험에 대해 "뉘른베르크는 나에게 관용과 연민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 길고 힘들 것이라는 교훈을 남겼다"며 "또 우리가 효과적인 세계법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지 않으면 홀로코스트를 가능하게 한 잔혹한 사고방식이 언젠가 인류 전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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