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포토맥 포럼서 ‘내가 만난 김지하’ 강연

포토맥 포럼 3월 월례강좌에서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이 ‘시인 김지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타는 목마름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노래한 시인 김지하, 그러나 조선일보에 기고한 ‘죽음의 굿판을 당장 걷어 치워라’로 변절자라는 비난을 받았던 그를 기억하며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정기용 전 발행인은 9일 설악가든에서 열린 포토맥 포럼에서 ‘내가 만난 시인 김지하’를 주제로 발표했다. 중동고등학교 1년 후배인 김지하를 등굣길에서 처음 만났던 기억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발행했던 한민신보에 ‘오적’이 실리게 된 사연,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그를 구명하기 위해 국제사회 지식인들이 나섰던 이야기 등을 소개하며 “그의 시에서는 민중을 사랑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면서 “격동기에 태어난 저항시인이자 서정시인인 그를 전 세계가 알아보고 당시 많은 상이 수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중을 사랑했던 애국자, 독재에 맞서 싸웠던 그는 끝내 변절자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정 전 발행인은 “우리는 말년의 김지하를 너무 외롭게 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며 북받쳐 오르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에 목이 메여 강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정 전 발행인은 “우리 민족은 누구나 시 한줄 정도는 쓸 수 있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고려가요 청산별곡을 시작으로 방랑시인 김삿갓, 봉이 김선달, ‘새 세상을 만들자’고 했던 홍길동전의 허균 등 우리 역사는 이미 시인 김지하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대의 AI 기술로도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영혼이 담긴 시로 권력을 비웃었던 김지하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돈키호테’의 세르반테스에 버금가는 시대정신으로 인류에 메시지를 던졌다”고 극찬했다.
이날 행사에는 포토맥포럼 회원 20여명을 비롯해 이낙연 전 총리도 참석했으며 김영기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 김지하 시인의 원주중학교 선배인 원응식 씨는 김 시인과 만났던 추억담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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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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