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千 “95% 할인한다더니 그럼 얼마에?” 黃 “의혹제기 잘못이면 사퇴한다”…TV토론서 난타전
▶ 金 “허위사실 물고 늘어져…어이없다” 격앙, 安 “네거티브 아니라 깨끗이 해명하라는 조언”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의 20일(이하 한국시간) 2차 방송 토론회(MBN 주최)에서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놓고 김 후보와 다른 후보들이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는 강한 어조로 해당 의혹이 문재인 정부 시절 충분히 소명된 사안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한 황 후보를 향해 "사실이 아니라면 정계 은퇴를 하라"며 강수를 뒀다.
김 후보는 해당 의혹을 놓고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각 후보들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동시에, 선관위 산하 '클린선거 소위원회'에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천 후보는 지난 15일 1차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울산 KTX 역세권에 소유한 토지를 95%가량 할인해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땅값이) 꽤 많이 올랐는데 (김 후보가 공언했던대로) 공시지가 기준으로 95% 할인해 매각할 의향이 있나. 매도 호가는 얼마인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천 후보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이 SPC(특수목적법인)로 당원 펀드를 만들어 부지를 매수한 뒤 당원 연수원지로 헌납하는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땅값이) 1천800배 올랐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얘기라서 정 그렇다면 95% 할인해드린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당 정권에서 샅샅이 뒤졌는데 아무런 불법과 특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김 후보는 연일 울산 KTX 땅 의혹을 제기하는 황 후보에게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반대의 결과에선 "황 후보의 정치생명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맞서 황 후보는 "도로의 방향을 바꾸면서 맹지였던 김 후보의 땅(3만5천평)이 KTX역 앞 대로변 금싸라기땅으로 변한 것"이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땅 투기의 문제가 아니라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 비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장에 가서 직접 봤다. 제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며 "제가 (의혹 제기를) 잘못했다면 사퇴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후보는 격앙된 듯 "황 후보는 후보 사퇴 문제가 아니라 정계 은퇴를 하셔야 할 상황"이라며 "명확히 규명해 누가 진실인지 밝히자. 어이가 없다"라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는 "저는 울산 땅 사건에 대해 (지난 토론회에서) 황 후보에게서 들어서 알았고, 이제 그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을 알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라 건드리면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그러면 내년 총선에서 지게 되고, 그렇지 않으려면 (김 후보가) 그냥 해명하고 끝나면 되는 문제 아니겠나"라며 "중도나 2030 세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부동산 문제를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충분히 해명했다"는 김 후보의 답변에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년 총선 끝까지 갈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후보의 울산 KTX 부동산 의혹을 둘러싼 설전은 TV 토론회가 끝난 후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허위사실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방식은 제발 좀 지양했으면 좋겠다. (후보들이) 나중에 큰일 안 당하시도록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 후보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김 후보가) 깨끗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라는 조언"이라며 "선관위가 황 후보가 아니라 제게 경고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참 많이 (김 후보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매도호가가 얼마인지 알면 진지하게 매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밝힌 뒤, "김기현 후보 논란을 마무리 짓고 당을 위해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만약 토건 비리 의혹이 있는 당대표가 세워지면 민주당의 공격이 얼마나 심해지겠나. 당이 엉망이 될 것이고 이 부분은 지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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