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사태’ 선포 후 마구잡이 검거
▶ 체포·고문 등 인권 침해 심각

올해 3월 27일 엘살바도르의 시우다드 바리오스 교도소에서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구금돼 있다. [로이터]
엘살바도르 정부가 올해 3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8개월 만에 전체 성인 인구(약 437만 명)의 2%가 넘는 10만여 명이 감옥에 갇혔다. 갱단 소탕은 성공적이었지만, 죄 없는 시민까지 체포하고 고문하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89%(6월 기준)를 찍었지만, 치안 개선 치적을 독재 강화에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부켈레 정부는 올해 3월 갱단끼리의 충돌로 나흘간 92명이 사망하자 폭력조직 범죄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격적인 소탕 작전을 펼쳤다. 당시 엘살바도르에는 살인, 마약 유통 등을 일삼는 악명 높은 갱단 ‘마라살바투르차(MS)-13’, ‘바리오 18’ 등의 조직원이 7만 명에 달했다. “조직원이 너무 많아 선거 운동을 하든 지역 공공사업을 하든 갱단과 엮이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국제위기그룹(ICG)은 평가했다.
정부는 ‘무관용 소탕’을 선포하고 영장이나 명확한 증거가 없이도 조직원을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올해 10월까지 살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 하지만 경찰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로 국민을 잡아들이며 피해자가 속출했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익명의 제보가 있어서’, ‘외모가 갱단 조직원 같아서’ 체포된 사례가 허다하다.
수감 중 고문과 학대도 흔했다. 조일라 토레스는 BBC방송에 “남편이 갱단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4월에 체포됐었다”며 “남편은 한 달 동안 감옥에 갇혀 구타당하다가 회사 상사가 보증을 선 후에야 풀려났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