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에서 여성 신부전증으로 생사기로
▶ 남편이 장기 기증한 덕분에 신장 구해 이식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 사는 중국인 여성 우모(36)씨는 얼마 전 급성 신부전증 판정을 받았다. 신장 이식이 시급하지만 병원에선 신장을 공여해 줄 사람이 나타나려면 통상 2년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우씨의 몸엔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쌓이고 있다. 일주일에 3차례 고통스러운 투석 치료를 받아야 연명이 가능하다.
우씨는 절망했다. 그의 배우자는 3년 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이후 홀로 어렵게 두 아이를 키워왔다. 언제 나타날지, 언젠가 나타나기는 할지 모를 신장 공여자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순 없었다. 투석 치료를 감당할 돈도 체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우씨는 현지 언론 첸장이브닝뉴스에 "그래도 살고 싶었다. 두 아이에겐 여전히 엄마가 필요하니까"라고 말했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고 있을 때 병원 관계자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신장을 구했어요. 당장 이식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씨가 신장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배우자 덕분이었다. 뇌출혈 증세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란 걸 알았던 배우자는 생전에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 그가 기증한 장기로 이미 4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직계가족 중 장기 기증자가 있으면 최우선적으로 장기 기증 대상자에 올린다'는 규정에 따라 우씨는 이름 모를 타인의 신장을 받을 수 있었다. 기적이었다. 우씨는 배우자의 장기 기증 결정에 동의했지만, 직계가족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장기 기증자 직계가족 예우 규정에 따라 우씨는 이식 수술 비용도 상당 부분 면제받았다. 이미 세상에 없는 배우자가 우씨를 구한 것이다.
우씨의 두 아이에겐 죽은 아빠가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 됐다. 우씨는 "아이들이 어려서 상황을 잘 모른다"며 "아이들이 크면 아빠의 장기 기증 증명서를 보여주고, 아빠가 엄마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도운 멋진 사람이었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유교 정서가 강한 탓에 중국에선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중국 정부는 '장기 기증의 날'(6월 11일)까지 지정하며 캠페인을 꾸준히 펼쳤고, 그 결과 올 해(1~10월) 장기 이식 건수는 지난해(1~12월) 대비 9.18% 증가한 1만7,141건(국가건강위생위원회)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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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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