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갈등 속 보잉에 타격, 중국산 여객기도 경쟁 가세

에어버스 320네오 항공기. [로이터]
중국의 4대 항공사가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와 항공기 292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동방항공, 남방항공, 에어차이나와 자회사 선전항공은 지난 1일 각각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구매 물량은 동방항공 100대, 남방항공과 에어차이나·선전항공이 각각 96대이며 총 구매 금액은 370억 달러다. 기종은 모두 A320네오 모델이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분할 인도하는 조건이다.
A320네오는 에어버스의 최신형 항공기로 지난 3월까지 6년간 2,000대 이상 인도됐다.
세계 항공시장을 놓고 에어버스와 경쟁해온 미국 보잉사는 수년간 737 맥스 항공기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로 타격을 받았다.
2018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737 맥스 항공기가 잇따라 추락한 뒤 미국 등 세계 항공 당국은 이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됐다.
중국은 작년에 737 항공기 운항 재개를 승인했지만 지난 3월 광시성 쿤밍에서 광저우로 향하던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기가 추락, 13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중 전략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처럼 중국이 유럽 에어버스 여객기를 대량 구매하기로 하면서 강력한 구매력을 무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항공사들의 에어버스 여객기 ‘단체 구매’는 미중 전략 경쟁이 날로 격화하면서 양국 관계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자국의 보잉 여객기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기를 희망해왔다. 특히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체결된 미중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만큼 중국 측이 보잉 여객기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가져왔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작년 말 중국 측의 무역 합의 이행 상황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민항기 구매 부족 문제를 대표적 불만 사항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보잉사도 중국의 이번 에어버스 여객기 대량 구매에 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보잉은 성명에서 “지정학적인 차이가 미국 항공기의 (중국)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중국의 에어버스 여객기 대량 구매는 자국을 외교·안보·무역·기술·인권 등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을 향한 무언의 항의가 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이 강력히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유럽에는 호의를 보인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지난 5월 첫 중형 상용 여객기인 C919에 대한 고객 인도 전 시험비행에 성공하는 등 중국도 자국산 항공기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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