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시간 새 총기난사 2건 17명 사상도···”갱 조직간 갈등이 원인”

시카고 남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 <시카고선타임스>
“그들은 이곳에서 전쟁 중이다.”
시카고 남부의 총기 폭력 실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8일 시카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일요일인 전날 밤 오후 8시 45분부터 2시간여 사이에 도시 남부 주택가 2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기념관 부지 인근인 사우스 쇼어 지구에서는 샌드위치 가게 앞에 줄 서 있던 이들에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접근, 총격을 퍼부어 15세 소년을 포함해 6명(남 5·여 1)이 쓰러졌다. 부상자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차례 총에 맞은 여성 피해자는 결국 사망했다.
이어 이곳에서 멀지 않은 마케트 파크에서 스키 마스크를 쓴 세 남성이 골목에 모여있던 사람들에게 다가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고 이로 인해 11명(남 6·여 5)이 총에 맞아 여성 1명이 숨졌다.
경찰이 공개한 피해자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퍼져있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연이은 총기난사 사건이 시카고의 악명높은 갱 조직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낳고 있다. 그치지 않는 총격에 너무 많은 이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처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들(갱)은 사법 정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스스로 길거리 정의(street justice)를 실현하겠다고 한다”며 “무고한 사람들과 어린이들이 총기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 최소 77명이 총에 맞아 7명이 사망했다”며 “그들은 이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거리에 서 있는 사람 누구나 총격의 표적이다. 그들은 부모·어린아이 가리지 않는다. 눈에 띄는 사람 누구에게나 무책임하게 총을 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1천910명이 총에 맞아 최소 326명이 숨지고 1천58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기 외 폭력을 포함하면 살인사건은 345건에 달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시카고시 행정당국과 경찰은 ‘이달 살인율과 총기사고 발생률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난해는 시카고 총기폭력 실태가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극심했던 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라이트풋 시장의 실정으로 시카고가 치안 부재 상황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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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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