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가계지출 전년대비 6.1% ↓ 예상치보다 4%P 가까이 줄어
▶ 기업설비투자 증가율 둔화에 작년 4분기 GDP 하향 조정, V자 반등 기대 미·중과 대조
세계 3위인 일본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가 모두 부진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빠른 경기 회복세의 미국, 경기 부양의 강도를 낮추면서까지 6% 이상의 안정적 성장을 공언한 중국과는 사정이 딴판이다. 특히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는 4만 6,000여 명(5일 기준)으로 한국(29만 6,000여 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도쿄 올림픽 특수를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어 올해 말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총무성은 지난 1월 2인 이상 가구의 실질 기준 소비지출이 26만 7,760엔(279만 8,761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2%에 비교하면 4%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전월 대비로는 7.3%포인트 감소했다. 평균 소비성향도 77.5%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도쿄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긴급사태가 재선언되면서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투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2.8% 늘었다고 발표했다. 기업 투자 관련 수치가 뒤늦게 반영되면서 2월 발표한 속보치 3%에서 하향 조정됐다. 기업 설비투자는 4.5% 증가에서 4.3% 증가로 조정됐다. 지표로만 보면 -8.3%를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이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여행 지원 사업인 ‘고 투 트래블’을 본격화하면서 소비가 일시 증가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GDP 성장률은 전월 대비 2.6% 증가하며 6월(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지만 11월 0.4%, 12월 -0.4%를 기록했다. 개인 소비와 함께 일본 경제의 회복을 주도하던 수출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11월과 12월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성장)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2월 GDP 속보치가 나온 날 “경제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고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던 것보다 더 암울한 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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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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