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최대 번화가를 폐허로 만든 대규모 폭동과 약탈을 촉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이 검찰에 기소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은 11일 시카고 남부 주민 라트렐 앨런(20)을 경찰 상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앨런에게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앨런은 지난 9일 낮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의 공원 인근에서 총을 들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졌다. 그는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경찰이 15세 소년을 총으로 쏴 죽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와전돼 퍼지며 흑인사회를 들끓게 했고, '치안 청정구역'으로 간주되는 도심 번화가를 상대로 한 대규모 폭동과 약탈 행위로 이어졌다.
검찰은 "앨런의 인상착의가 신고된 인물과 일치했다"면서 "경찰을 보고 달아나며 경찰관들을 향해 8차례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 그 누구도 보디캠을 착용하지 않았고, 앨런의 손에 총기 발사의 잔여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며 검찰 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앨런과 그의 가족은 총기 소지 및 총격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나간 경찰관들이 최근 다른 부서에서 재배치돼 보디캠을 아직 지급받지 못했다"며 "총격 현장 동영상은 없다"고 자인했다.
하지만 쿡 카운티 법원 수재나 오티즈 판사는 앨런이 어린이가 많은 주택가 공원에서 장전된 총을 갖고 있었고,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거액의 보석금을 책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앨런은 다수의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앨런이 지난해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에버그린파크에서 차량 절도를 시도하다 붙잡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올초 무모한 행동 및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법원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자정부터 오전 4시30분께까지 이어진 심야 폭동으로 인해 '환상의 1마일'로 불리는 시카고 도심의 고급 상가 밀집 거리 미시간 애비뉴는 폐허처럼 변했고, 도심 인근 상가에도 크고 작은 불똥이 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카고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시카고 한인회 측은 1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고된 한인 피해 사례는 아직 없다고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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