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기금 440억달러로 연말까지 지급연장, 민주당 소송 가능성에 절차상 시간 걸려
▶ “단기간 내 지급되기는 어려울 듯”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긴급 서명한 연방 특별 실업수당 지급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은 현재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한인들을 포함한 미국 내 3,000만여 명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이번 행정명령으로 연방 특별 실업수당이 올 연말까지 연장되는 규정은 마련됐지만, 그 액수가 3분의 2로 줄어든 데다 지급 방법 및 법적 효력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어 실업수당 수혜자들이 당장 이 돈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트럼프 행정명령의 구체 내용과 시행 일정 및 전망 등을 살펴본다.
■실업수당 구체 내용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상에서 연방 특별 실업수당은 주당 400달러로 결정됐고, 지급 기한은 올 연말까지로 결정됐다. 기간이 연장되는 대신 액수가 3분의 2로 줄어들었다. 주당 200달러씩, 한 달이면 800달러가 덜 나오게 되는 셈이다.
단, 400달러 액수에도 조건이 붙어, 이 금액의 75%, 즉 300달러는 연방 정부가 지급하고 나머지 25%, 즉 100달러씩은 각 주정부가 부담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 연방 실업수당 연장 지급을 위한 재원을 연방 정부 예비비 성격의 ‘재난 구제 기금’(disaster relief fund)에서 총 440억 달러를 전용해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언제 어떻게 지급되나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에 따른 추가 연방 실업수당의 지급이 언제, 어떻게 시작될 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분명하지가 않다고 9일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이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일단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연방 예산을 집행하는 조치가 월권이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어 소송 가능성이 있고,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절차상으로 복잡한 문제가 많아 현재 사정이 급한 실직자들에게 단시일 내에 지급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의 행정명령에는 구체적으로 이번 연방 실업수당 연장 조치가 오는 12월6일, 또는 기금이 바닥날 때까지 이어진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재 전국에서 실업수당 수령자가 3,000만여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440억 달러의 기금으로는 5주밖에 버티질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 CNN은 현재 실업수당에 사용할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각 주정부가 연방의 별도 지원 없이는 이번에 결정된 주당 400달러 중 100달러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 실직자들이 실제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주당 300달러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연방의회가 추가 실업수당 연장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각 주정부는 트럼프 행정명령에 따른 지급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해 이를 셋업하는데 몇 주가 걸릴수도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현금이 급한 실직자들이 당장 추가 실업수당을 받을 길이 더 멀어지는 셈이라는 것이다.
■페이롤 택스 유예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의 상세 내용을 보면 급여세 유예는 2주간 임금이 4,000달러 미만(연소득으로 10만4,000달러 미만)인 근로자들에게 해당된다. 적용 기간은 오는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4개월 간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는 8월1일까지 소급 적용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 인해 근로자들이 받는 월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이번 행정명령에는 또 오는 12월31일까지 연방 정부 학자금 대출에 대한 모든 이자를 면제해주고, 상환도 이때까지 미룰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채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1월1일부터는 기존대로 상환해야 한다.
■퇴거 중단 연장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 7월 말로 만료됐던 연방 정부 보증 모기지가 있는 주택들에 대해 페이먼트를 못해도 강제퇴거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연장한 것이 아니다. 단지 연방 재무부와 주택도시개발부에 지원금을 더 마련할 수 있는지, 추가 퇴거 중단 조치가 필요한지 고려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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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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