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당연히 서로 도와야지요. 세입자가 살아야 우리도 존재할 수 있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남가주를 비롯, 미 전역의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며 소매업소 세입자들이 급격한 매상 감소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자발적으로 렌트비 할인에 나서는 ‘착한’ 한인 건물 소유주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세입자들은 이같이 ‘착한 건물주’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에서 영업하고 있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LA 한인타운 3가와 웨스턴에 위치한 ‘웨스턴 빌리지’ 샤핑몰와 올림픽과 노턴에 위치한 O&N 샤핑몰을 각각 소유하고 있는 한인 투자그룹은 세입자들의 4월과 5월 렌트비를 50% 각각 할인해 준다고 관리사인 ‘애플 트리 매니지먼트’를 통해 세입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따라 두 건물 세입자들은 4월과 5월 유틸리티 비용을 제외한 렌트비를 절반만 내면 된다.

이름 밝히기를 사양한 건물주 이모씨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쓰는 어려운 시기에 테넌트 업소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걱정, 불안, 두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디 힘 내시고 두려움과 절망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웨스턴 빌리지에는 식당, 정육점, 네일 살롱, 미용실 등 16개 업소가, 올림픽과 노턴 샤핑몰에는 식당과 교회, 유도 수련관 등 7개 업소들이 각각 입주해 있다.

또한 가든그로브에 위치한 샤핑몰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 투자그룹 ‘글로벌 파트너십 LLC‘도 18일 세입자들의 렌트를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30% 할인해준다고 세입자들에게 통보했다. 이 샤핑몰에는 금강안경과 파리바게트 등 한인과 비한인 업소들이 입주해 있다.

앞서 LA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에 위치한 웨스턴 백화점의 이길훈 회장은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간 렌트를 50%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웨스턴 백화점에는 50여개 상가가 입주해 있는데 이 회장은 지난 수년간 렌트비도 동결해 왔다.

LA 한인타운 제임스 우드 블러버드와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3층 상가 건물의 한인 소유주도 ‘SJ 프라퍼티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4월과 5월 두 달간 렌트를 20% 할인해준다고 밝혔다.

세입자들은 한결같이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고통을 분담해주는 건물주들의 소중한 배려가 큰 힘과 희망이 된다”며 “한인사회에서 이같은 ‘착한 건물주’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