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에이전트와 경쟁 없이 집 구해주기 힘들어

매물 품귀 현상에 부동산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죽을 맛’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AP]
연초 우려대로 극심한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한 틈을 타 내 집을 장만하려는 주택 구입자들이 쏟아져 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 어렵사리 매물을 찾아 구입 오퍼를 제출해도 여러 명의 다른 바이어와 경쟁을 치러야 하는 고충을 호소하는 구입자만 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극심한 매물 품귀 현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주택 구입자뿐만이 아니다. 집을 찾아달라는 고객의 요청은 밀려들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도 많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매물은 전달보다 약 14%나 하락, 201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 매물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에이전트들이 체감하는 구입 경쟁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이 소속 에이전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거의 대부분이 복수 오퍼 상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복수 오퍼는 매물 한 채에 여러 명의 구입자들이 구입 오퍼를 제출하는 경우로 주택 시세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레드핀에 따르면 주택 중간 가격이 100만 달러를 훌쩍 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1월 복수 오퍼 비율은 약 90%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릴 페어웨더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이자율로 바이어가 급증하면서 주택 구입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구입 경쟁으로 집값이 상승하면서 모기지 이자율 하락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레드핀에 따르면 전국 주요 주택 시장 24곳 중 19곳에서 구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A 지역 역시 구입 경쟁이 심한 지역 중 한 곳으로 나온 지 오래된 매물에까지 여러 명의 구입자가 몰릴 정도다. 어바인 지역의 리즈 플레스너 에이전트는 “모든 매물에 복수 오퍼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손님이 원하는 매물에 오퍼를 제출하면 번번이 다른 바이어와 경쟁을 해야 했다”라고 부동산 전문 매체 하우징 와이어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샌호제 지역의 제니퍼 톨레나 에이전트는 “첫 번째 매물을 놓친 고객이 두 번째 오퍼에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높이고 컨틴전시 조항을 삭제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조건을 포함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입자 24명이 오퍼를 동시에 제출하는 바람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사정은 동부 지역도 마찬가지다. 필라델피아의 브렌다 바이저 에이전트는 “손님에게 지난해 6월부터 팔리지 않는 매물을 보여주기로 했다”라며 “나온 지 오래돼 안심하고 있었는데 보러 가기 전 날 6명이 보고 갔고 다른 오퍼가 2건 더 들어왔다는 말에 손님이 크게 실망했다”라고 설명했다.
<
준 최 객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너무 까다로우면 집살 타이밍 노치고 좋은물건도 못잡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