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1단계 합의 사실 공식 발표
▶ 세부 내용은 양국 입장 엇갈려 민감한 쟁점은 2단계 협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휴전 모드’로 들어섰다.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의 ‘데드라인’(12월15일)을 이틀 앞두고서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무역갈등으로 전방위 충격을 받았던 글로벌 경제에도 다소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미·중은 13일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합의 사실 자체엔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미묘하게 엇갈린 기류가 감지됐다. 일시적인 휴전에 들어갔을 뿐 완전한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기둔화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한 무역갈등 해소가 시급한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미·중이 제한적인 범위의 예비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CNBC 방송은 “합의 내용의 디테일은 애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합의의 핵심은 대중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15일부터 1,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5~25% 관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미국이 15일 관세 부과 계획을 접기로 함에 따라 일단 ‘관세 전쟁’이 모든 분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가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 것이다.
기존 관세도 일부 하향조정된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어치에 25%, 1천200억 달러어치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5% 관세가 유지되고, 15% 관세는 7.5%로 인하된다.
기존 관세들이 상당 부분 유지되는 것이어서 시장의 눈높이엔 크게 못 미치지만, 일단 기존 관세를 하향조정하는 물꼬를 텄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중국 측도 “미국이 단계적으로 대중 관세를 취소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서는 ‘관세 지렛대’를 활용해 중국으로부터 농산물,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환율 등에서 원칙적인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발표만 놓고 보면 그동안 미국이 요구했던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된 셈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미·중의 입장은 곳곳에서 엇갈린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췄던 ‘미국산 농산물’과 관련, 중국 측은 수치 언급을 꺼리는 표정이다. 중국 측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을뿐 세부적인 구매계획에 대해선 “추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측은 목표치인 ‘500억 달러’를 넘겼다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이에 더해 중국이 연간 160억달러씩, 향후 2년간 총 32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합의문의 서명 일정도 명확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께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향후 내부 법률 평가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정식 서명을 위한 일정을 잡는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대목은 ‘2단계 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것은 모두를 위한 멋진 합의”라며 “우리는 2020년 선거를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