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 살다보면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남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혼자서는 일처리가 능숙한 사람이 대중을 이끌고 일을 처리할 때는 미숙한 경우도 있고, 혼자서는 일처리가 미숙한 사람이 대중을 이끌 때는 오히려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스님들끼리 차 한 잔을 마시며 우스갯소리 삼아 최고의 리더와 최악의 리더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스님들이 꼽은 최악의 리더는 ‘일에 대해 잘 모르면서 다 아는 양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려는 리더’이고 그 다음은 ‘일에 대해 잘 알면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려는 리더’이고 가장 바람직한 리더는 ‘일에 대해 잘 알면서도 침묵하며 아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리더’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얼핏 생각해 보면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잘 생각해 보면 상당히 일리 있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사실 한 단체를 잘 이끈다는 것은 단체의 여러 구성원들이 가진 능력을 잘 파악해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그 단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단체의 구성원 개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말은 리더는 단체의 구성원들이 단체가 지향하는 목표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나아가 그 목표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오류 중 하나가 단체의 리더를 포함한 지도부 몇 명만 단체가 지향하는 목표를 이해하며 공감하고, 나머지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단순히 리더의 지시에 따르는 조직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단체는 구성원 대다수의 동기부여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없고 따라서 단체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속한 종교단체는 개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매개로 한 집단이다. 개개인의 신념을 매개로 한 집단일수록 단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단체보다 종교단체는 개개인의 신념이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구성원들의 동기부여가 다른 단체보다 더욱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꿈을 꾸며 살아간다. 좋은 리더의 역할은 단체에 속한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꿈을 갖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리더를 믿고 따라가다 보면 단체의 구성원들이 바라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단체의 구성원 모두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 그리고 구성원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하는 리더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리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스승이신 부처님이 그런 가장 이상적인 리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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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전 스님 / SF여래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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