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 한국 기업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19일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국내 24개 비금융기업 가운데 LG화학·SK텔레콤 등 14개 기업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이미 올 하반기 들어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전망을 나쁜 쪽으로 바꾼 바 있다.
8월 신용등급을 내린 이마트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고 최근에는 KCC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1’으로 낮췄다. ‘부정적’ 전망은 신용등급 하향을 예고해 내년에 많은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기업뿐 아니라 산업 전망도 나빠 긍정적인 산업군은 하나도 없다. 이런 전망이 나온 것은 주요 경기지표가 나빠지는데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글로벌 무역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전망 근거는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다. 고용·소비·수출 등 악화일로인 경기지표가 갑자기 반전할 일도 없고 미중 무역갈등 등 외부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53조원의 차질을 빚는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잖아도 올해 우리 경제는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일본식 장기침체의 길로 갈 수도 있다.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당장 기업들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본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민관이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정책의 근본 방향을 수정해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렇듯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일해도 시원찮을 판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에 한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기업의 힘든 사정을 듣기는커녕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한다. 앞으로도 이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으니 이런 정부를 믿고 투자확대에 나설 마음이 생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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