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풍(東風)은 서풍(西風)을 압도한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주도한 마오쩌둥이 1957년 구(舊)소련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 같은 연설을 했다. ‘중국이 서양을 이긴다’는 뜻이다.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탄도미사일 명칭으로 ‘동풍’을 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어로 ‘둥펑’이라고 읽는다.
중국은 1958년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1960년 구소련의 SS-4미사일 설계를 기초로 사거리 2,000㎞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중국은 이 미사일을 DF-1이라고 불렀다.
DF란 Dong Feng, 즉 ‘동풍’의 머리글자이다. 중국은 그 뒤 미사일 사거리를 점차 늘려 DF-2, DF-3 등 둥펑 시리즈를 개발했다. 단거리미사일에서 중거리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성능을 향상시켰다.
둥펑 미사일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첸쉐썬이었다. 중국에서 태어난 첸은 미국 MIT와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공부한 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그는 미국의 만류와 방해를 뿌리치고 1955년 중국으로 귀국해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중국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첸은 CCTV가 선정한 ‘중국을 빛낸 인물 11인’ 중 한 사람이다.
2009년 그가 사망했을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중국은 1일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둥펑 계열 미사일만 총 112발을 등장시켰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둥펑-41이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 10기를 싣고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중국은 둥펑-41의 사거리가 1만4,000㎞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 인민의 전진을 막을 어떤 세력도 있을 수 없다”면서 ‘중국몽’ 실현을 역설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미국은 사거리 1만3,000㎞인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3’를 발사 실험했다. 둥펑-41을 의식한 이벤트인 셈이다.
민주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미사일을 개발해온 중국을 보면서 “과연 동풍이 서풍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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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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