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낮12시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뮌헨시장이 나무망치로 맥주통을 두드린 뒤 첫 번째 통의 꼭지를 개봉했다.
시장이 ‘맥주통이 열렸다’는 의미의 “오차프트 이스”를 외침으로써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개시를 알렸다.
축포 열두 발이 발사되면서 1만여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맥주가 쉴 새 없이 제공됐다.
옥토버페스트는 ‘10월 축제’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가량 열린다. 전 세계에서 600만~700만명의 관광객이 이 축제에 모여든다.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린다.
이 축제를 찾았던 사람들은 흥겹게 마셨던 맥주의 맛을 잊지 못한다. 게다가 왕세자의 사랑 이야기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10월12일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왕세자와 작센 힐트부르크하우젠의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축제에서 비롯됐다.
그 뒤 1883년 뮌헨의 6대 맥주 회사가 후원하면서 국민 축제로 발돋움했다. 축제 맥주는 보통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0.5~1% 더 높게 만들어진다.
매년 축제 기간에 700만리터의 맥주가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토버페스트 역사는 20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전염병과 전쟁으로 24차례 열리지 못해 올해 186회를 맞았다.
1980년에 폭탄 테러로 13명이 사망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축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옥토버페스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흥행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보다 역사적 모티브와 맛있는 맥주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지역 관계자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풍성한 이벤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시가행진, 회전목마를 비롯한 놀이기구, 서커스, 영화 상영회, 음악회 등 200여가지의 볼거리와 이벤트가 운영된다. 옥토버페스트는 전 세계로 수출됐다. 중국 칭다오 외에도 캐나다·브라질·미국·호주·러시아·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유사 옥토버페스트가 개최된다.
우리나라에서도 10월 초 경남 남해군에서 제9회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펼쳐진다. 독일마을 축제는 뿌리를 내려가고 있지만 대다수 지역 축제들은 ‘고비용 저효과’로 위기에 처했다.
옥토버페스트의 성공비결을 복기해보면서 우리 축제의 구조조정과 리모델링에 대해 고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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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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