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접어든 칠월입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1776년 7월4일의 독립선언을 되새기고, 그 날을 최대의 국경일로서 기리며 기념해오고 있는데, 금년에는 목요일이라 거의 닷새에 걸친 연휴를 누리며 자축의 잔치와 여가의 기회를 가질 줄 압니다. 이 주위 지역에서도 수 백 만 명이 이 틈을 타서 이동을 하며 장단기 피서와 관광여행도 하고, 여름을 자연 속에서 즐기리라 짐작합니다. 특히 여러 부류의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스스로 자유롭게 하고 싶었던 운동이나 여행 등의 취미생활과 독서 및 명상을 하며, 심신을 새롭게 가다듬고 수련의 체험을 깊게 하여 자긍과 성숙의 보람을 키우는 때입니다.
며칠 전 더블린에 거주하는 50대 후반의 한 거사님이 수행문의차 이곳 고성을 방문했습니다. 그분의 귀한 소식을 약간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을 떠나온 지 40여년, 어려운 이민생활을 하면서도 스스로 속 살림을 챙기려고 불교서적을 구해 읽으며, 집안에 불감을 모시고는 나름대로 수행을 위해 노력해 왔고, 순진한 부인도 도반처럼 함께 정진했다고 합니다. 치과기공 사업으로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도, 나날이 틈을 내어서 한참동안 참선을 하며, 한 시간 가량 큰절을 계속하여 (약 600여배) 이미 20만배를 하였지만, 100만배를 목표하여 앞으로 계속해 나가고 있답니다. 그동안 10여년에 걸쳐 정갈한 채식을 하였으며, 몇 년 전에 우연히 난소암의 말기상태로 진단받은 부인은 항암치료 후에 절식과 수행으로 거의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자녀 남매를 잘 키워 자립하게 하였으며, 이제는 수행에 집중하고 싶어서 사업정리와 은퇴를 고려했지만, 함께 일해 온 외국인 종업원들의 퇴직이후생활이 걱정되어 몇 년은 더 유지하여야겠다는 이타의 자비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정은 재정적으로 안정이 되었어도, 늘 법복과 같이 조촐한 개량한복을 입고 지내며, 검소하고 질박하게 수행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분의 진지한 자세에서,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는 삶의 연꽃 같은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는 한국에서 미국과 남북한의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함께 만나, 평화와 우의를 키우고 다진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부조리한 분단과 전쟁의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민주통일과 전 세계의 평화를 새삼 축원하면서,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보편적 이념을 제시하신 배달겨레의 어버이 단군의 뜻이 온 누리에 널리 펼쳐지고, 정의와 자비가 가득한 행복한 세상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충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한글문화의 터전으로서 바람직한 한민족 공동체 발전에 앞장서 온 미주 한국일보창간50주년을 거듭 축하하며, 그동안 임직원의 노고와 독자들의 성원을 진정으로 치하하면서, 이처럼 소통과 탁마의 기회를 제공함에 고마워합니다, 좋은 인연의 길벗들과 동포독자 여러분 모두 성숙과 낭만의 여름을 활기차고 시원하게 잘 지내시기 빌면서, 고성에서 진월 두 손을 모읍니다.
<진월 스님/고성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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