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관·경찰·공직자 등 현장에서 영웅적 활동
▶ ‘가시면류관’등 다수 꺼내 성당 복원 3년 이상 걸려

화재 발생 후 소방관, 경찰관, 시청관계자 등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구해낸 세계적 문화유산인 가시면류관. 이와 함께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 가톨릭 유물, 예술품 등이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될 예정이다. [AP]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진압된 후 성당 내부의 모습. 화마에 파손된 시설물 잔해가 쏟아져 바닥에 쌓여 있고 지붕이 모두 소실돼 위가 뻥 뚫려 있다. [AP]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프랑스 당국이 발화 15시간 만에 화마를 완전히 진압하고 구조물 안전진단과 함께 본격적인 화재 원인조사에 착수했다.
방화일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진행 중인 대대적인 보수 공사 와중에 사고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내부 피해는
이번 화재로 첨탑과 지붕의 3분의 2가 소실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첨탑이 무너져 내린 곳에 뻥 뚫린 천장의 커다란 구멍, 붕괴한 지붕의 잔해와 돌무더기들이 피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뒤 16일 성당 내부의 일부를 취재한 프랑스 언론들이 전한 처참한 상황이 화재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프랑스 공영 AFP통신은 “기자들은 성당의 주 출입문 중 하나를 통해 안쪽의 그을린 잔해와 돌무더기 등 피해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희망적이게도 성당의 뒤쪽의 황금색 십자가가 빛 속에 꿋꿋이 빛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필리프 마르세트 신부는 화재가 진압된 뒤 처음으로 성당 내부로 들어간 사제 중 하나다. 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날 내부를 둘러본 뒤 “850년 전에 지어져 전쟁과 폭격까지 견뎌낸 성당인데, 마치 폭격을 당한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유물들 살아남아
화재 발생 당시 대성당 안에는 가시면류관과 성 십자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과 예술품 다수가 보관돼 있었지만, 소방관과 경찰, 성직자, 프랑스 문화부와 파리시청 관계자들이 대성당으로 달려가 ‘인간 사슬’을 만들어 성당 내부에 있던 유물들을 꺼내는 등 영웅적 활동으로 대부분 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의 열기로 천장에서 납이 녹아내리는 와중에도 헌신한 사람들 덕분에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루이 9세(생 루이)가 입었던 튜닉(상의) 등이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목재로 이뤄져 ‘숲’이라 불리던 13세기 지붕 구조물은 결국 소실됐다.
‘장미 창’으로 불리는 성당 내부의 3개의 화려한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도 일부만 검게 그을렸을 뿐 모두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행스럽게 ‘살아남은’ 귀중한 예술품들이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진다.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화재 속에서 구조된 예술품과 유물들을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복구 전망은
화마가 휩쓸고 간 노트르담 대성당이 복구돼 앞으로 다시 개장되기까지는 적어도 3~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붕괴됐고, 내부가 파손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ABC 뉴스는 16일 노트르담 대성당이 일반인에게 다시 공개되려면 3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안드레 피노 노트르담 성당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노트르담 대성당과 관련, 5년 내로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을 도우려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화재 발생 하루 만에 프랑스의 재벌과 대기업들이 발표한 기부 약속 액수 합계가 6억 유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프랑스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프랑수아 피노 케링그룹 회장이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1억 유로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케링 그룹은 산하에 구찌와 이브생로랑 등 고급 패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피노 회장이 1억 유로를 쾌척하자 경쟁사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그 배인 2억 유로를 쾌척하겠다고 밝혔다. LVMH는 루이뷔통과 크리스챤 디올, 지방시, 펜디, 겐조, 불가리 등의 명품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이어 프랑스의 정유사 토탈이 1억 유로, 프랑스의 화장품기업 로레알을 이끄는 베탕쿠르 가문이 2억 유로를 쾌척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명품 기업뿐 아니라 인류 문화유산의 복원에 힘을 보태기 위한 작은 손길도 이어져 온라인을 통한 국제 모금 움직임도 일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프랑스 헤리티지 소사이어티는 이날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한 기부 사이트를 개설했다.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서 진행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캠페인도 50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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