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중 문화재 다수 보관, 내부장식 대부분 목재
▶ 헬기로 물 뿌릴 경우, 건물 전체 붕괴 우려

15일 화염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세느강변에 모인 파리 시민들이 안타까워하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
“파리가 불에 탔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시뻘건 화마가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보던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눈물과 탄식을 쏟아냈다.
유럽 주요 인사들도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에 탔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노트르담 대성당이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문화의 상징이자 유산이라고 강조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랑스 국민을 잇달아 위로했다.
■ “유럽문화 상징이 탔다”
화염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의 다리에 진을 친 인파는 이날 저녁 7시50분께 대성당의 첨탑의 끝부분이 불길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일제히 ‘오, 신이시여’라는 비명을 터뜨렸다. 곧이어 첨탑의 나머지 부분이 붕괴하자 현장은 깊은 한숨으로 뒤덮였다.
믿기지 않는 광경을 고스란히 지켜본 30대의 파리 시민 필리페는 AFP통신에 “파리가 훼손됐다. 파리는 이제 결코 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라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기도를 할 때”라고 말했다. 제롬 포트리(37) 씨는 “이제 끝났다”며 “우리는 다시는 노트르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인 스테판 자이베르트는 트위터에 “노트르담의 이 끔찍한 모습이 고통스럽다”며 “노트르담은 프랑스의 상징이자 우리 유럽 문화의 상징”이라고 적었다.
불이 난 직후 파리 시내의 소방관 400여 명이 동원돼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불이 점점 커짐에 따라 성당 외관은 물론 내부의 목재로 된 부분도 다 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소방차 수십 대가 출동해 고압 호스로 지붕과 성당 내부에 물을 분사하는 장면도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노트르담과 같은 건물의 경우 소방 항공기로 위에서부터 물을 뿌릴 경우 건물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화재 진압이 까다로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파리 부시장은 현지 방송에 “소방관들이 성당 내부로 진입해 귀중한 예술작품 상당수를 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발화 원인은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첨탑 리노베이션(개보수)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P 통신을 비롯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파리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잠정적으로 리노베이션 작업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동안 600만 유로를 들여 첨탑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에마뉘엘 그레그와르 파리 부시장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첨탑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것으로 언론들은 보도했다.
소방당국은 리노베이션 작업이 화재가 시작된 요인인지, 화재를 더 확산시킨 요인인지 조사하고 있다. 현지 방송 화면에선 불타는 대성당 지붕 위에 리노베이션 작업을 위해 설치된 비계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때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다가 19세기에 대대적으로 복원됐는데 첨탑도 19세기에 복원돼 현재까지 유지돼왔다.
화재가 발생한 뒤 조기 진화에 실패, 피해가 크게 발생한 것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12세기에 건축된 건물로, 내부 장식품이 대부분 목조로 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성당 내에도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만 목재로 된 내부장식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면서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뿐만 아니라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소중한 문화재가 많이 보관돼 있어 화재 진압방식도 상당한 지장을 받아 결국 피해를 키운 것으로 유추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에 헬리콥터나 항공기로 대량의 물을 공수해 불을 끄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프랑스 당국은 그런 방법을 활용할 경우 노트르담 건물 구조를 약화해 대성당 전체를 파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도 파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15일(파리 현지시간) 화마에 휩싸여 위기에 처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 이래 프랑스 문화의 정수가 축적·집약된 인류의 유산이다. 유네스코가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노트르담을 찾는 방문객은 매년 1,200만∼1,400만명으로 파리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명소로 꼽힌다.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을 시작해 12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된 노트르담은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의 절정을 보여준다.
루이 7세는 프랑스 경제·문화의 중심지로서 파리를 부각하고자 센강 시테섬에 있던 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형태상으로 노트르담은 가로, 세로가 각각 48m와 128m, 탑의 높이가 69m인 바실리카 구조다.
외부의 균형잡힌 구조와 다채로운 조각상, 내부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극한의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뽐낸다. 그중에서도 내부의 ‘장미 창’ 스테인드글라스 세 개가 가장 유명하다. 명칭 노트르담은 ‘우리의 여인’ 즉,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역사적으로 노트르담은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가톨릭국가 프랑스의 정신적 지주인 동시에 정치의 중심이었다.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주요한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5세, 메리 여왕 등 영국과 프랑스 왕가의 결혼식이 열렸고, 1804년에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 거행됐다.
역사성과 예술성을 자랑하는 노트르담은 문화·예술인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됐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걸작 ‘노트르담의 꼽추’에서 노트르담 자체가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8세기동안 숱한 전쟁과 혁명을 거치면서도 노트르담은 건재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노트르담의 일부가 파괴되고 약탈당했지만 구조적인 손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우리의 여인’은 800년 역사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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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행인 것은 아직은 죽은 사람이 없다니..인재,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수 있는가 를 이런데서 볼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