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두 번째 시카고 공연이 있던 지난 3일 저녁.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에픽하이 팬이던 기자는 이번 콘서트를 취재하게 돼 무척 들떴다. 공연장 입구에 들어서니 주최측에서 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일종의 허가증으로 ‘PHOTO’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주었다. 스티커를 겉옷에 붙이고 카메라를 들고 서둘러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무대와 스탠딩석 사이에 있는 포토라인에 들어가니 나와 같이 ‘PHOTO’ 스티커를 붙인 타인종 여성 2명이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명함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그들은 나처럼 언론사에서 나온 기자들이 아니었다. K-POP 관련 웹사이트 창립자 겸 작가와 자유기고가들로 이른 바 1인 미디어였다. 요즘들어 포토라인에 들어가 가장 가까이에서 아티스트들을 찍을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매체들이 다양해졌고, 특히 1인 미디어들의 영향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처음으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이날 만난 2명 중 1명은 K-POP, 한국 드라마 및 영화, 음악, 시카고 콘서트 일정 등을 다루는 온라인 매체인 ‘Zombie Mamma’의 창립자 겸 작가인 레아 웨스트브룩이었다. 그는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를 취재하고 웹사이트에 글을 쓰거나, 다른 K-POP 관련 매체에서 객원기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단다. 그가 건넨 명함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앞면에는 ‘BTS’, ‘INFINITE’, ‘BIG BANG’, ‘CNBLUE’, ‘GOT7’ 등 한국 가수들의 이름 10여개를 그래피티 형식으로 멋지게 담아넣었다. 한국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검색해보니 그가 운영하는 매체는 수년간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해온 매체였다. 그는 이번 공연장을 처음 찾은 내게 어디서 찍으면 사진이 잘나오는지 귀뜸해주는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짧은 대화를 마친 후, 이윽고 공연이 시작되자 우리 셋은 카메라에 현장을 담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1인 미디어들과 함께 취재 현장을 처음 누비게 된 것이다. 분명 대학을 다닐 때 신문방송학 수업에서 이미 2000년대 초부터 1인 미디어 저널리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넘쳐나고 있다고 배웠고,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을 통해 매일같이 정보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들과 함께 현장에서 취재경쟁을 할 줄이야… 이번 취재는 기성 언론들과 뉴미디어들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기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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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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