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여당 내 대체 법안 준비도 없이 오바마케어 폐지 강력 추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특검수사 보고서의 칼날을 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핵심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참모진과 공화당에서는 승산이 낮은 싸움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간절히 원하는 전국민건강보험법(ACA),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경우 대체 법안에 대한 준비 없이 민심만 건드려 자칫 민주당에 정국 주도권을 넘겨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저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보다 훨씬 나은 건강보험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28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은 대단한 건강보험의 정당이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케어는 재앙이다. 너무 비싸고 사실상 이용불가!"라고 주장했다.
특검수사의 굴레를 벗어나 오바마케어 폐지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이슈를 선점하며 2020년 재선가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이지만 야심 찬 계획에 비해 준비는 거의 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면 이를 대체할 건강보험 법안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정부·여당 차원에서 대체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 형편이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1심 법원의 위헌 판단이 상급 법원에서도 유지될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정부·여당이 대체법안을 마련해둬야 했지만 CNN방송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아직 준비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워싱턴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를 담은 대체법안을 들고나오더라도 오바마케어 폐지에 격렬히 반발해온 민주당의 협조를 얻는 일은 사실은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건강보험은 모든 유권자와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차별성 있는 대체법안을 내세우지 못한 채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을 마련해주는 취지의 오바마케어에 잘못 손을 댔다가 민심이 민주당으로 이동하는 결과만 낳을 수도 있다.
CNN은 건강보험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면서 "전술적으로 이보다 더 어리석은 행보가 있을 수 없다"는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의 지적을 전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대담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야심 찬 구상의 입법 어젠다를 밀어붙이고 싶어하지만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조차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흔들림이 없지만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어젠다는 의원들에게 수년간 좌절감을 안겨 왔던 아이템들"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민법 개혁에도 재차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지만 많은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은 이 역시 승산이 크지 않은 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도로와 교량 등의 사회기반시설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민주당의 반대 등에 부딪혀 현실화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중 상당수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보다는 2020년 대선의 논란거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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