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전·현직 임원 20여명 인용해 보도 자산 부풀리기 등 통해 20억달러 대출
▶ 연방 의회·뉴욕주 검찰 면밀 조사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계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와 20여년간 불법적인 유착 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폭로됐다. 연방 상·하원과 뉴욕주 검찰이 관련 내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상당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도이체방크 전·현직 임원 20여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990년대 말부터 대통령 취임 전까지 도이체방크로부터 20억 달러를 빌려 부동산 사업 등에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산 규모를 부풀려 대출을 받거나 자신 소유 리조트 이용을 미끼로 사실상의 부실채권 판매를 성사시켰고 도이체방크 측은 이를 묵인하는 등 양측이 실질적인 불법 공생관계였다고 NYT는 전했다.
NYT 보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도이체방크 간 공생은 1998년부터 시작됐다.
월스트릿에 진출해 IB부문을 키우려던 도이체방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했던 골드만삭스 출신 트레이더들을 영입한 것이다. 당시에 카지노 거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파산 전문가’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금융권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에겐 가뭄의 단비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맨해턴 소재 자신의 건물 재건축, 뉴욕 유엔본부 인근 고층건물 신축,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인수, 시카고 92층짜리 건물 신축, 뉴욕주 우체국 건물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면서 매번 수억달러를 끌어다 썼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자산가치를 많게는 수십억달러까지 부풀렸고 도이체방크는 이를 알면서도 대출을 진행했다. 2003년엔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 마라러라고 리조트 이용 카드를 내밀어 부실회사였던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호텔·카지노의 채권 수억달러어치를 판매했고 이를 성사시킨 도이체방크 팀원들에게 보잉 727 전용기를 내주기도 했다.
양측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훗날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자산 운용을 맡은 로즈마리 브라블릭을 고리로 더욱 밀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애미 등지의 부동산 매입과 미식축구 구단 버펄러 빌즈 인수 등을 추진하면서 브라블릭은 물론 도이체방크의 공동 최고경영자(CEOㅋ) 안슈 자인과 함께 뻥튀기 재무제표를 만들어 대출을 성사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은 ‘금융위기=천재지변’이란 논리로 도이체방크의 자산 압류를 피하는 등 양측이 법적 분쟁을 벌였지만,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출 책임을 면하기 위한 양측의 짬짜미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대선에서 승리한 뒤 상황은 급변했다. IB부문 확장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인맥을 적극 활용하고 그에게 거액을 불법 대출했던 도이체방크는 고객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내부에 ‘트럼프 언급 금지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2년여만에 전말이 드러나면서 양측 모두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연방 의회는 다음달에 브라블릭을 청문회 증언대에 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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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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