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아동보호국에
▶ 한인위탁 가정 늘었지만 수용 태부족
한인 어린이 제니(가명)는 신생아 때 친아버지에게 학대를 받고 버려졌는데, 얼굴에 난 담배자국 상처 때문에 위탁부모들이 맡기를 꺼려했었다. 그런데 한 한인 위탁가정에서 제니를 맡아 키우기를 희망했고, 제니는 친부모의 친권 포기로 결국 해당 위탁가정에 입양까지 됐다. 제니는 ‘딸과 엄마가 너무 닮았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한인 아동 명수(가명)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친척집에 살다가 아동보호국으로 옮겨졌다. 자폐증상이 있는 명수는 한인 위탁가정에 맡겨졌는데,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위탁가정은 여러 시도 끝에 아이에게 음악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명수는 현재 연주회를 할 정도로 피아노 실력이 향상돼 가족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한인 아이들이 한인 위탁 가정 부족으로 인해 타인종 손에 맡겨져 고통 받는 경우가 많아 이처럼 위탁 아동들을 돕기 위한 한인사회 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 아동보호국(DCFS)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아동보호국이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은 3만5,000여 명으로 이중 아시안은 800~900여 명, 한인은 60~100명이다. 오렌지카운티에도 약 200여 명의 아시안 아이들이 아동보호국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 이혼, 미혼모, 결손가정 증가 등의 이유로 아동보호국에 맡겨지는 어린이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보호국은 학대나 방치, 질병, 빈곤 등의 이유로 친부모가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아이들을 데려와 아동보호국에서 보호한다. 미국에는 한국과 달리 고아원이 없어 이 아이들은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거나, 고아 또는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는 경우에는 입양 수속을 밟게 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인 위탁가정이 많지 않아 타인종 가정에 맡겨지는 한인 아이들은 언어를 비롯해 문화적 차이 등으로 위탁가정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정 조)는 지난 2014년부터 한인 위탁가정 참여 캠페인인 ‘둥지 찾기’ 프로그램을 시작해 한인 위탁가정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미리 홍보담담자는 “둥지찾기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2014년에만 해도 한인 위탁가정이 한 곳도 없었는데, 현재 36가정이 위탁가정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36개의 한인 위탁 가정이 총 50명의 아이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인사회에서 입양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위탁가정이 되어 위탁아동을 맡아 키우시다가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해 입양까지 하시는 경우도 12건이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지난 2017년 미국 내 최초로 아시안 위탁아동과 가정을 전문으로 하는 위탁가정 에이전시(Foster Family Agency)를 설립해 LA 카운티 사회복지국의 승인을 받아 한인 위탁가정을 모집하고, 아이들과 가정을 연계 및 관리 지원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인가정상담소는 또 위탁가정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케어팩’ 모금 캠페인을 펼쳐 총 1만5,910 달러의 후원금과 다양한 후원용품들을 마련했다.
한인가정상담소는 후원금을 통해 위탁가정으로 배치될 위탁아동을 위한 필수용품으로 구성된 위탁아동 케어팩을 150개 만들어 일부 위탁 아동에게 전달할 예정이며, 나머지 후원금과 용품들은 웨스트코비나에 있는 아동보호국 산하 APP(Asian Pacific Project) 유닛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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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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