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러 대통령 후원자에게 큰 돈 빚져
▶ 러시아 정보요원 출신 “매너포트 압박 중”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가 지난 2월14일 워싱턴의 연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미 검찰은 14일 매너포트를 미국에 대한 모반 및 사법 방해 혐의로 새로 기소했다. 이는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검찰과 매너포트 간에 이미 플리바긴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2018.9.14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공작원 출신 빅토르 보야르킨에게 빚독촉을 받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타임은 29일자 기사에서, 매너포트가 블라디미프 푸틴 대통령 강력한 후원자인 러시아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에게 빚을 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이 문제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너포트는 2016년 봄 선거본부장이 될 당시 거의 파산상태로 사치스러운 부동산, 옷, 자동차, 고가구 등에 지출한 청구서에 쪼달리고 있었으며 러시아 재벌 데리파스카에게 우크라이나 등지에서의 사업 실패로 인해 큰 빚을 지고 있었다.
보야르킨은 매너포트로부터 빚을 받아내는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너포트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타임지에 밝혔다.
2014년 케이먼군도에서 제기된 소송에 따르면 데리파스카의 변호인들은 매너포트가 1900만달러(약212억원)의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너포트는 2016년 트럼프 선거본부의 무보수 자문위원으로 다시 등장했고 자신이 선거본부에 있다는 것을 데리파스카에게 알렸다. 매너포트는 데리파스카에게 몇번의 이메일을 보내 대통령 선거에 대해 "개인적 브리핑"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워싱턴포스트 등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매너포트는 "우리 친구 V"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가 누구인지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타임이 추적한 결과 그가 바로 빅토르 보야르킨이라는 예비역 중령으로 1990년대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해군연락장교였다. 이 보직은 정보요원이 종종 사용하는 직책이다.
지난 10월 보야르킨은 푸틴의 오랜 친구이자 전직 KGB 요원인 국영철도회사 사장 블라디미르 야쿠닌이 그리스에서 개최한 회의에 참석했다. 보야르킨은 일생 동안 정보기관, 외교, 무기 거래 등에 관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구 소련 시절 러시아 전역의 조선소에서 건조된 중소규모 전함과 기타 해군 함정 판매를 주로 담당했다. 2000년대 후반 그는 세계 각지에서 광산과 철 생산 제국을 구축한 데리파스카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6년 데리파스카가 동유럽 사업을 재구축하기 시작할 당시 매너포트를 알게 됐다. 데리파스카는 몬테네그로에 대규모 알루미늄 제련소를 사들였다. 다음해 그는 몬테네그로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지원했으며 이를 위해 매너포트를 포함한 몇 사람들의 자문을 구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주요 강국들이 몬테네그로의 독립을 인정했다.
매너포트는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이 몬테네그로 독립과 관련해 한 역할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러시아가 반대하는 몬테네그로의 유럽연합(EU)가입 승인 국민투표와 같은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은 러시아는 몬테네그로의 독립에 반대한 적이 없었으며 데리파스카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없이 몬테네그로 독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없었다. 러시아는 당시 동유럽에 러시아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잠재적 동맹국이 생기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데리파스카와 몬테네그로의 관계는 돈문제를 인해 급격히 나빠졌다. 몇 년 동안 몬테네그로가 부채를 갚지 않자 데리파스카는 2014년 알루미늄 공장을 압류한 몬테테그로 정부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 뒤 몬테네그로는 서둘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서방에 편입됐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 지도자를 실각시키고 친러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공작을 시작했으며 이같은 노력이 2016년 가을 미국 대선에 연결됐다.
미 대선이 있기 3주전 몬테네그로 국민들은 이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실행할 지, 아니면 러시아와 보다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지도자를 선출할 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도록 돼 있었다. 당시 야당인 민주전선 인사는 몬테네그로에서 활동한 미국 로비스트 매너포트의 도움을 받았다고 타임에 밝혔다.
매너포트는 2016년 트럼프 선대본부장으로 3개월 일한 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위해 일한 경력이 공개되면서 쫓겨났다. 이후 몇달 동안 매너포트는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이라크 쿠르드족이나 에쿠아도르의 신임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에게 자문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 가운데 몬테네그로의 NATO 탈퇴를 추진하던 야당 지도자도 있었다.
인구 60만명에 불과한 몬테네그로의 친러 그룹을 위해 매너포트가 일하게 된 경위에 대해 몬테네그로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데리파스카와 보야르킨은 2016년 몬테네그로 대선을 앞두고 정당에 자금 지원을 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라 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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