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고통 극심” 보상 소송에 재발방지책 요구
▶ 개스컴퍼니, LA카운티에 1억2천만달러 배상 합의

알리소 캐년 개스정 누출 사태 이후 현장에서 개스가 새는 시설에 대한 봉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AP]
지난 2015년 10월23일 발생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스 누출로 기록된 포터랜치 지역 알리소 캐년 저장시설 천연개스 누출 사태가 발생한지 꼭 3년이 지났다. 3년이 지난 현재 개스누출이 발생했던 알리소 캐년 개스정 절반 가까이가 폐쇄되거나 운영이 중단됐으며 시설 운영사인 남가주 개스컴퍼니가 캘리포니아 주정부 및 LA 카운티 등 정부기관들에 1억2,000만달러 규모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지난 8월 합의하기도 했다. 또 개스 누출 사태 후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개스누출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도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터랜치 개스누출 사태의 경위와 발생 3년 후 현황을 알아봤다.
■개스누출 사태
한인 주민들도 4,000명 넘게 거주하고 있는 샌퍼난도 밸리의 고급 주택단지 포터랜치에 북쪽으로 바로 인접한 오트 마운틴 산정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천연개스 저장시설이 위치해 있다.
알리소 캐년이라고 불리는 이곳 산악 지역은 원래 정유시설이있던 곳으로 원유가 대규모 추출된 지하 깊은 곳에 형성된 공간을 남가주 개스컴퍼니가 텍사스 등 타주에서 들여온 천연개스를 저장하는 시설로 이용해왔다.
알리소 캐년 개스정의 개스배관은 총 3,600에이커 면적에 115개의 개스관이 연결돼 뻗어 있는 구조인데, 이중 약 8,750피트 깊이의 한 저장 시설에서 개스가 누출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에 따르면 이 지역 최대 보유 개스량은 남가주 전역에 한 달 이상 공급 가능한 860억 입방피트며 개스는 표면의 500피트가량에서 누출이 시작돼 매일 약 1,200톤에 달하는 개스가 공중으로 뿜어져 나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민들 피해
캘리포니아의 천연개스는 주로 메탄으로 구성되는데 천연개스는 그 자체로는 무취이기 때문에 개스 유출을 쉽게 감지할 수 있도록 메르캅탄을 취기제로 소량을 첨가한다.
그런데 메르캅탄은 악취가 나며 적은 양으로도 눈, 피부,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는데 이 사태로 알리소 캐년 산정 위 공중으로 뿜어져 나온 메탄개스에 포함된 이같은 성분이 가장 가까운 주택가인 포터랜치 지역으로 바람으로 타고 번지면서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것이다.
건강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탄개스에 포함돼 있는 취기제인 메르캅탄은 매우 소량이어서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끼게 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까지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체감 고통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사태 발생 당시 포터랜치 지역 약 3만명의 거주 주민들 가운데 한인들을 포함한 1만여 가구 가까이가 호텔과 친지집 등 임시 거처로 옮겨 개스누출이 멈춘 이후까지 생활한 바 있다.
■각종 소송에서 재가동 결정까지
2015년 10월 발생해 4개월여간 지속돼 왔던 개스누출 사태가 2016년 2월18일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캘리포니아주 환경감독 기관들과 남가주 개스컴퍼니는 누출 개스정이 완전히 밀봉돼 더 이상 개스가 새지 않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개월 이상 계속됐던 알리소 캐년 저장소 개스 누출 사태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온 한인들을 포함한 포터랜치 주민 700여 명이 캘리포니아 주정부를 상대로 가구당 350만 달러씩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 LA 시검찰과 카운티 정부도 개스컴퍼니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7월 주 자원관리국은 알리소 캐년 저장소의 안전 점검이 완료됨에 따라 남가주 개스 컴퍼니가 이곳의 천연개스 지하 저장소를 재가동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리며, 이곳의 천연개스 저장 규모를 누출사태 이전에 비해 3분의1로 줄이는 것을 조건으로 재가동을 허가했다.
이어 한달 뒤 남가주 개스 컴퍼니 측은 알리소 캐년 개스 저장소의 천연가스 주입을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포터랜치 지역 주민들과 LA 카운티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은 알리소 캐년 개스 저장시설의 안전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며 향후 누출사태 재발 방지책 및 시설 전면 폐쇄까지 요구했고 주민들의 건강문제 및 재산상 피해 등에 대한 보상문제도 남아 있어 사태의 완전 해결까지 개스정을 재가동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후 개스컴퍼니사는 주정부의 개스정 점검 끝에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된 절반 이상의 개스정 폐쇄를 발표했다고 23일 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합의
지난 8월 하비에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 캐서린 바거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등 주정부와 LA 카운티 및 시정부 관계자들은 알리소 캐년 개스 누출 사태와 관련해 이들 3개 정부기관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남가주 개스컴퍼니가 총 1억1,95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스 누출로 기록된 이 사태에 대해 정부기관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잠정 합의금으로, 한인 등 1만여명의 주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주 검찰이 발표한 잠정 합의문에 따르면 남가주 개스컴퍼니는 ▲LA시와 카운티 및 주정부가 사상 최악의 개스 누출사태에 대처하는데 들어간 각종 비용을 반환하고 ▲향후 8년 간 포터랜치 등 피해 지역의 개스 추가 누출여부 점검 시스템을 조성하며 ▲개스 누출 관련 건강 영향 조사 연구 등에 들어가는 예산 지급 등을 위해 이같은 합의금을 내기로 했다.
주 검찰은 이번 배상금 중 일부는 메탄,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독성개스에 단기간과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 영향과 문제에 관해 남가주 대기정화국과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하는 연구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다시 활기
개스누출 사태가 발생한 후 포터랜치 지역의 주택 거래가 사실상 ‘올스탑’ 되는 등 피해가 부동산으로도 미쳤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포터랜치 부동산 시장을 활기를 되찾았다고 데일리뉴스가 전했다.
이 지역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포터랜치 지역의 매물을 보기 원하는 바이어들이 대폭 늘어났으며 특히 이 지역에 루프탑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고급 아파트 신축공사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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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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