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브르 박물관, 러시아 월드컵 우승 직후 합성사진을 트위터에 게재
▶ 월드컵 탈락에 속쓰린 이탈리아인들에겐 아픈 상처에 소금 뿌린 격

프랑스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모나리자. <루브르박물관 트위터>
프랑스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직후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이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힌 ‘모나리자’ 합성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우승을 자축한 것에 이탈리아가 분노하고 있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 15일 프랑스가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정상에 등극한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모나리자’가 푸른색(레블뢰)의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합성사진을 게재, 월드컵 우승 축하에 동참했다.
하지만 모나리자가 원래 이탈리아 화가가 이탈리아인을 모델로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서 가뜩이나 이번 월드컵을 구경꾼 신세로 보내야 했던 것에 심경이 불편했던 이탈리아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6세기 초반 피렌체의 상인인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도의 아내 ‘리자 델 지오콘도’를 모델 삼아 그린 것으로 알려진 ‘모나리자’는 루브르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세계적인 명작이다. 하지만 그림을 그린 다빈치나 모델이 모두 이탈리아인인데 모나리자가 프랑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것에 대해 이탈리아인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말하면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탈리아인들이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선 사상 60년만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도 실패해 대회 기간내내 쓴 입맛만을 다시던 터였는데 루브르 박물관의 이 트위트는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이탈리아인은 “이탈리아인이 그린 ‘모나리자’는 당연히 이탈리아 작품”이라며 “우리 작품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을 당장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인은 “프랑스는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왜 (프랑스의 대표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사용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프랑스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프랑스인들이 뭔가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려 할 때는 이탈리아인을 찾는다”고 비꼬았고 또 다른 이용자는 “프랑스 우승을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이탈리아 그림으로 축하하다니 정말 실소가 나온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인들이 프랑스 유니폼을 입은 모나리자에 이처럼 분노하고 있는 것은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모나리자’ 반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는 2012년 ‘모나리자’의 이탈리아 반환을 위한 서명 운동에 수십만명이 서명하는 등 루브르박물관 측에 작품을 돌려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하지만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가 이 작품을 약탈한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획득한 것임을 강조하며, 돌려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다빈치가 1516년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의 요청으로 프랑스로 이사를 하면서 모나리자를 가져갔고, 다빈치의 후원자 역할을 한 프랑수아 1세가 다빈치의 사후에 그의 제자들로부터 ‘모나리자’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상에 “나폴레옹이 훔쳐간 ‘모나리자’를 돌려달라”는 이탈리아인들의 요구가 분출하자, 루브르박물관 측은 급기야 17일 공식 트위터에 “‘모나리자’는 프랑수아 1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 구입한 것임을 알린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