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과 이슬람 반군 간 유혈 충돌을 피해 국경 밖으로 도피했던 로힝야족 난민의 본국 송환이 6개월째 지연되는 가운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가 난민 수용을 위한 미얀마 측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로힝야족 유혈사태 현장인 미얀마 라카인주와 방글라데시 난민촌을 둘러본 피터 마우러 ICRC 총재는 "마을의 피해 상태, 생활 환경 및 공동체 붕괴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 난민 송환의 적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귀국해 차별을 받기보다 방글라데시의 거대한 텐트촌에서 어려움을 견디며 삶을 지탱해가는 선택을 한 로힝야족이 본국에 돌아가려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돌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당국과 난민 송환에 합의한 미얀마는 이미 지난 1월에 양국 국경지대에 귀환 난민을 위한 임시 수용소를 열고 난민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6개월간 이 임시 수용소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난민들이 본국행의 조건으로 시민권 및 신변안전을 요구했지만, 미얀마 정부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표단의 현장 방문에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로힝야족 난민촌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난민 송환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날 방글라데시 다카에 도착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면담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중 난민촌을 방문해 안전하고 자발적인 난민 송환을 위한 여건 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유엔이 밝혔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동족을 위해 싸우겠다며 경찰초소 등을 급습했고, 이에 맞서 정부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소탕 작전에 나섰다.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7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학살과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고,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를 '인종청소' 행위로 규정해 비판하고 국제형사재판소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군과 정부는 이런 국제사회의 주장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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